대통령이 지나간다며 경찰이 거리의 현수막을 철거해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주민들은 지금이 60년대냐며 황당하다는 반응입니다.
원중희 기자입니다.
【 기자 】
도로 한편에 현수막이 걸려 있습니다.
정부 정책인 행복주택 건립을 반대한다는 내용입니다.
그런데 어제 아침, 경찰이 이 현수막을 떼버렸습니다.
박근혜 대통령이 인천에서 열리는 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근처를 지난다는 이유에서입니다.
▶ 인터뷰 : 경비원 / 서울 목동
- "VIP가 오니까 이걸 좀 떼어 달라. 경찰이 떼어 달라고 하니까 전후사정 없이 그냥 협조에 응해준 거고…."
경찰은 현수막이 위험 요소가 될 수 있을 경우 관례상 미리 제거한다며 궁색한 해명을 내놨습니다.
▶ 인터뷰 : 경찰 관계자
- "현수막 뒤에 뭘 숨길 수가 있다. 위해요소를 숨길 수 있다. 바람에 떨어질 수도 있고 불안감을 줄 수도 있으니까…."
하지만 막상 대통령은 다른 길로 지났고 그제서야 경찰은 현수막을 다시 걸어도 좋다고 알려왔습니다.
경찰의 과잉충성 논란이 이는 이유입니다.
▶ 스탠딩 : 원중희 / 기자
- "지금은 현수막이 다시 설치된 상태지만, 주민들의 반발은 아직도 사그라지지 않고 있습니다."
▶ 인터뷰 : 오호석 / 목동 주민
- "지금이 60년대 70년대도 아니고, 지역의 민심을 담은 현수막을 대통령이 지나간다고 제거해 달라고 하는 것은 황당무계한 일이죠."
해당 경찰서는 담당 경찰관 개인의 판단이었다며 상부의 지시는 없었다고 선을 그었습니다.
MBN뉴스 원중희입니다. [june12@mbn.co.kr]
영상취재 : 한종호 VJ
영상편집 : 원동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