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건물이나 지하철역 근처에는 환기를 위해 환기구를 설치하게 돼 있는데요.
하지만 별다른 안전장치가 없는 곳이 많고 관리도 엉망이라 보행자들의 안전이 위협받고 있습니다.
김태영 기자가 현장 취재했습니다.
【 기자 】
지난달 초 부산의 한 백화점 옆 환기구에서 10대 청소년 한 명이 18m 아래로 추락했습니다.
추락 방지용 덮개 일부가 열려 있었지만 경고문조차 없었습니다.
환기구 안전을 점검하기 위해 시민들 통행이 잦은 지하철역 환기구를 찾아가 봤습니다.
서울 명동역 근처.
인도 폭이 좁은데다 절반 이상을 환기구가 차지해 좀처럼 환기구를 피해 걷기 어렵습니다.
▶ 스탠딩 : 김태영 / 기자
- "접근을 막기 위한 안전장치도 전혀 없다 보니 보행자들은 환기구 위를 자연스럽게 걸어다닙니다."
문제는 환기구 덮개 일부가 내려앉고 덮개 사이의 틈이 깨지는 등 보행자의 안전을 위협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서울 교대역 근처 환기구엔 아이 발 하나쯤 너끈히 빠질만한 크기의 구멍이 났고 일부 덮개는 쉽게 들리기까지 합니다.
추락에 대비한 그물망 등은 전혀 없습니다.
▶ 인터뷰 : 이채령 / 경기 고양시
- "길은 좁고 사람은 많으니까 설마 떨어지겠어 하고 걷지만 불안하죠."
분기마다 점검한다는 서울메트로 측은 최근에 점검을 하고도 이런 사실을 모르고 있습니다.
▶ 인터뷰(☎) : 서울메트로 관계자
- "환기구 몇 번인지 혹시 아십니까? 엊그제도 갔었는데 못 봤는데…."
환기구 설치 규정도 모호합니다.
안전사고에 대비한 시설 규정은 물론 보행자 접근을 막기 위한 기준 등은 마련돼 있지 않습니다.
단지 침수에 대비한 높이 규정만 있을 뿐입니다.
▶ 인터뷰 : 박선규 / 성균관대 건축토목공학부 교수
- "안전을 담보로 기능성을 중요시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입니다."
허술한 규정과 관리 속에 시민들은 오늘도 환기구 위를 불안하게 걷고 있습니다.
MBN뉴스 김태영입니다. [taegija@mbn.co.kr]
영상취재 : 강두민 기자
최선명 기자
영상편집 : 국차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