갓난아기 입양해 보험사기 벌인 일가족 붙잡혀

갓난아기를 불법 입양해 보험사기에 이용한 30대 여성과 남편, 아버지 등 일가족이 경찰에 붙잡혔다.
부산 사하경찰서는 23일 불법으로 신생아를 입양해 허위로 출생신고를 한 뒤 보험사기를 저지른 혐의(사기, 영리목적 유인죄, 입양특례법 위반 등)로 오모(34.여)씨를 구속하고 오씨 남편 송모(34)씨, 오씨 아버지(64), 보험설계사 이모(51.여)씨를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오씨는 지난 3월 한 미혼모가 낳은 아기를 마치 자신이 낳은 것처럼 출생신고한 뒤 16곳의 보험사에 가입해 장염이나 기관지염으로 9차례 입원시켜 모두 2400만원의 보험금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오씨는 지난 3월 포털사이트에 한 미혼모(20.대학생)가 올린 '신생아 키울 사람' 제목의 글을 보고 전화를 걸어 출산비 등을 대신 내주고 갓난아기를 받아왔다.
이후 오씨는 아버지와 보험설계사 이씨를 보증인으로 내세워 직접 아기를 낳은 것처럼 출생신고를 했고, 4일간 16건의 보험에 집중적으로 가입한 뒤 보험사기를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보험설계사로 근무해 보험의 특성을 잘 알고 있었던 오씨는 아들의 보험 중 입원비 보상에 집중 가입한 것으로 드러났다. 입원비 보상은 전체 보장 총액을 동일 가입 내용이 있는 보험사가 나눠서 지급하는 게 아니라 16개 보험사에서 입원 하루당 3만~5만 원씩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오 씨는 이 밖에 자신 명의로 13건의 보험을 들었으며 남편 명의로 15건, 친자식인 첫째 딸과 둘째 딸 명의로 13건의 보험을 가입해 2007년부터 비슷한 수법으로 3억 원가량의 보험금을 가로챈 혐의도 받고 있다.
수사가 진행되자 오씨는 아기를 집에서 낳아 병원기록이 없다고 주장했으나 경찰이 2012년 셋째 아기 임신 중 유산 여파로 자궁 적출수술을 받은 기록을 발견해 범행이 드러나게 됐다.
[부산 = 박동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