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들이 5백일째 천막에서 생활하면서 농성을 벌이고 있습니다.
몸도 불편한 이들이 길거리로 나올 수 밖에 없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이병주 기자가 그 사연을 취재했습니다.
【 기자 】
화마가 휩쓸고 간 자리에 불에 탄 휠체어만 남았습니다.
미처 불길을 피하지 못한 중증 지체장애인이 숨진 사고.
활동 보조인이 옆에 있었다면 피할 수 있었습니다.
▶ 인터뷰(☎) : 장애인 단체 관계자
- "(장애인을) 침대에 눕혀 드리고 나면 다음 날 아침에 보조인이 올 때까진 매우 위태롭죠."
뇌병변 장애 3급인 송국현 씨도 언제 활동 보조인 지원이 끊길까 불안하기만 합니다.
지자체의 도움이 아니라면 국현 씨도 혼자 있을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 인터뷰 : 이동엽 / 서울 성동 장애인자립생활센터
- "(활동 보조인이 없을)그럴 경우에는 의사소통도 그렇고 보행도 되지 않기 때문에 집에서만 있어야 되는 거죠."
실제로 장애인의 80%는 3급 이하로 분류돼 있어 활동 보조인 신청조차 못합니다.
나라가 몸에 등급을 매겨 관리한다는 불만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 인터뷰 : 이형숙 / 장애등급제 폐지 공동행동 집행위원장
- "재판정을 받으면 등급이 내려가요. 활동보조 지원도 못 받고 장애인 연금도 못 받고…."
장애인을 돌볼 책임을 가정에게만 돌리는 부양의무제도도 장애인들을 울리는 대표적 사례.
재정 상황 등은 고려하지 않고 오직 장애 정도에 따라 등급을 나누다보니 현실에 맞지않는다는 겁니다.
▶ 인터뷰 : 고영진 / 가톨릭대학교 재활의학과 교수
- "실질적으로 필요한 장애인들한테 서비스가 제공되려면 (소득 수준 등을 고려한)종합적인 판정체계로 장애를 판정하는 게 바람직합니다."
500일간을 하루도 빠짐없이 한목소리를 내고 있는 장애인들의 현실에 관심을 기울일 때입니다.
MBN뉴스 이병주입니다.[freibj@mbn.co.kr]
영상취재 : 안석준 기자
영상편집 : 김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