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르신들, 길거리에서 귀여운 꼬마 아이들 보면 예쁘다고 얼굴과 손등에 뽀뽀도 하고 그러는데요.
조심하셔야 합니다. 법원이 성추행이라며 유죄를 선고했습니다.
서정표 기자의 보도입니다.
【 기자 】
지난해 봄 서울의 한 공원.
67살 한 모 씨는 친구와 함께 놀고 있는 10살 박 모 양에게 다가가 손등에 뽀뽀를 했습니다.
'악수하자'며 손을 내밀어 갑자기 손등에 입을 맞춘 뒤 자기의 손등에도 뽀뽀해달라고 요구한 겁니다.
뿌리치고 달아나는 박 양을 가로막기도 했습니다.
강제 추행 혐의로 법정에 선 한 씨는 아이가 귀여워서 우발적으로 손등에 입맞춤을 한 것일 뿐 추행 의도가 없었다고 항변했습니다.
1심은 그런 한 씨에게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손등에 뽀뽀를 한 것은 친근감의 표시일 뿐 성적 수치심을 일으킬 만한 추행의 의도가 없었다"고 판단한 겁니다.
하지만, 항소심인 서울고등법원의 판단은 달랐습니다.
박 양이 악수를 한 것은 웃어른을 공경하는 사회적 분위기 때문에 별 생각 없이 취한 행동으로, 뽀뽀할 것을 알았다면 악수를 안 했을 것이라고 봤습니다.
추행을 당한 뒤 친구들에게 조심하라고 주의를 준 점도 강제 추행의 근거로 판단했습니다.
▶ 인터뷰 : 진현민 / 서울고등법원 공보판사
- "비록 피고인에게 성적인 충동이나 목적이 없었다 하더라도 피해 어린이 입장에서 성적 수치심을 느꼈다면 추행 행위에 해당한다고 본 판결입니다."
▶ 스탠딩 : 서정표 / 기자
- "재판부는 다만 피고인이 고령인데다 우발적으로 범행을 저지른 점을 감안해 벌금 천 5백만 원을 선고했습니다. MBN뉴스 서정표입니다. [deep202@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