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로명 주소 변경 '무효' 첫 판결

【 앵커멘트 】
새로 바뀐 도로명 주소 정말 애물단지입니다. 찾기도 쉽지 않고, 이름도 생소해 지자체마다 변경해달라는 민원이 끊이지 않는데요.
도로명 주소 변경에 문제가 있다는 첫 무효 판결이 나왔습니다.
관련 소송이 잇따를 것으로 보입니다.
서정표 기자의 보도입니다.


【 기자 】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야탑동.

새 도로명 주소는 '야탑남로'입니다. 인근 '판교로'와 경계입니다.

주민들은 이 새로운 도로명 주소가 생소한데다 영 마음에 안든다는 반응입니다.

▶ 인터뷰 : 김현국 / 성남 야탑3동
- "주소가 새로됐기 때문에 익숙하지 않아요. 저희들한테 야탑남로는…."

성남시는 지난 2010년 2월, 새도로명주소 표기에 따라 이 곳을 '판교로'로 바꿨습니다.

그런데, 이후 일부 혼선이 제기돼 지난 2011년 7월 '야탑남로'로 이름을 다시 변경했습니다.

바로 여기에서 문제가 발생했습니다.

일부 주민들이 기존 이름인 '판교로'가 더 좋다며 '판교로'로 주소를 쓸 수 있게 해달라고 소송을 건 겁니다.

주소 변경의 절차를 문제삼았습니다.

현행 도로명주소법에는 도로명을 변경하기 위해서는 거주자의 절반 이상에게 서면 동의를 받도록 돼 있습니다.

하지만, 성남시는 당시 주소를 변경할 때, 전체 주소 사용자 7천여명 가운데 천백 명이 조금 넘는 16%의 동의를 얻는 데 그쳤습니다.

1심은 소송을 각하했지만 서울고등법원은 주민들의 손을 들어줬습니다.

재판부는 "거주자의 과반수 동의 절차를 생략한 잘못이 있는 만큼 성남시의 처분은 무효"라고 판시했습니다.

▶ 스탠딩 : 서정표 / 기자
- "이 곳 뿐만 아니라 서울 동대문구와 관악구 등 다른 지역에서도 도로명을 변경해달라는 민원이 제기돼, 관련 소송이 잇따를 것으로 보입니다. MBN뉴스 서정표입니다.[deep202@mbn.co.kr]"

영상취재:최선명 기자
영상편집:양재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