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984년 LA올림픽 여자농구 은메달의 주역인 김영희 선수를 기억하십니까.
벌써 12년째 뼈와 장기가 커지는 '거인병'을 앓으면서 병마와 사투를 벌이고 있는 중인데요.
그녀가 더 힘든 건 외로움이라고 합니다.
조경진 기자가 만났습니다.
【 기자 】
지나치게 큰 키에 거대한 손과 발, 여느 보통 사람들과는 다릅니다.
여자농구 국가대표 출신 김영희 씨입니다.
벌써 12년째 뼈와 장기가 커지는 '거인병'과 사투를 벌이고 있습니다.
저혈당과 갑상선질환 등 합병증은 물론 최근엔 장폐색으로 큰 위기를 맞기도 했습니다.
▶ 인터뷰 : 김영희 / 전 국가대표 농구선수
- "거인병만으로도 너무 힘들고 버거운데, 왜 이런 일이 자꾸 다가오는지 모르겠어요."
1980년대 여자 농구의 거목으로 LA올림픽 은메달 주역이었던 김 씨,
88올림픽 훈련 도중 갑자기 쓰러져 뇌수술을 받고 선수생활을 마감해야 했습니다.
지금은 온종일 누운 채 생활하다 보니 우울증도 생겼습니다.
▶ 인터뷰 : 김영희 / 전 국가대표 농구선수
- "우울증 약을 먹어야만 겨우 잠을 잘 수 있어요."
병마만큼이나 괴로운 건 외로움입니다.
방문객은 유일한 혈육인 동생뿐입니다.
▶ 인터뷰 : 김영식 / 김영희 선수 가족
- "앞으로 제2의 인생을 살기 위해서 본인이 좀 강한 마음을 갖고 살았으면, 건강이 빨리 회복됐으면…."
자신의 처지를 비관해 한때 극단적인 생각도 해봤지만, 이제는 용기를 내보려 합니다.
"춤이라도 춰서 많은 관중들이 우리 여자농구를 찾아오고, 후배들이 힘을 내길 바랍니다."
MBN뉴스 조경진입니다. [ joina@mbn.co.kr ]
영상취재 : 한영광 기자
영상편집 : 이재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