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로비' 변양호 전 재경부 국장 무죄

현대차그룹 계열사의 채무탕감 과정에서 금품을 수수한 혐의를 받고 있는 변양호 전 재경부 국장에게 무죄가 선고됐습니다.
하지만 같은 혐의로 기소된 박상배 산업은행 부총재와 이성근 전 본부장 등에게는 유죄가 인정돼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정규해 기자가 보도합니다.


현대차그룹에서 2억원의 뇌물을 받은 혐의로 기소된 변양호 전 재경부 국장에게 무죄가 선고됐습니다.

변 씨는 재경부 금융정책국장 재직당시 현대차 로비스트 김동훈 씨로부터 아주금속과 위아의 채권탕감 로비 청탁과 함께 3차례에 걸쳐 2억원을 받은 혐의를 받아왔습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부는 돈을 전달했다는 김동훈 씨의 진술에 일관성이 없어 무죄를 선고했다고 밝혔습니다.

김 씨가 뇌물을 줬다는 시간과 장소 등을 특정하지 못하고 말을 바꾸는 등 진술의 신빙성을 인정하기 어렵다는 것이 재판부의 판단입니다.

하지만 변 씨를 제외한 나머지 금융권 고위 인사들에게는 실형이 선고됐습니다.

박상배 전 산업은행 부총재에게는 징역 6년이 선고됐고, 연원영 전 자산관리공사 사장에게는 징역 3년 6월이 내려졌습니다.

김유성 전 대한생명 감사에게는 징역 3년, 하재욱 전 산은 기업구조조정팀장과 김평기 위아 대표이사에게는 각각 징역 2년 6개월과 2년이 선고됐고, 로비스트 김동훈 씨도 징역 2년을 선고받았습니다.

재판부는 청렴 의무를 저버리고 뇌물을 받았지만 혐의를 끝까지 인정하지 않는 등 죄질이 불량하다며 실형 선고 이유를 밝혔습니다.

같은 혐의로 기소된 피고인들에 대해 재판부가 유무죄가 엇갈리는 판결을 내리면서 진술의 신빙성을 둘러싼 공방이 항소심에서도 치열하게 전개될 전망입니다.

mbn뉴스 정규해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