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고부 피살사건` 범인 두달만에 붙잡혀

지난 1월 부산에서 발생한 고부 피살사건의 피의자가 두 달 만에 붙잡혔다.
현장 증거가 부족해 미궁으로 빠질 뻔했던 이 사건은 현장을 떠나는 범인이 버스에 설치된 차량용 영상기록장치(블랙박스)에 찍히면서 덜미가 잡혔다.
부산 부산진경찰서는 80대 시어머니와 60대 며느리를 둔기로 살해하고 현금 등을 훔쳐 달아난 혐의(강도살인)로 김모(66)씨를 붙잡았다고 12일 밝혔다. 김씨는 숨진 며느리 정 모씨(66)의 고교 친구 남편인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에 따르면 김씨는 지난 1월 7일 오후 2시께 부산진구 가야동의 한 건물 4층 집에 들어가 김 모씨(87.여)와 정씨 고부를 둔기로 때려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김씨는 이날 "건물 임대를 문의하려고 부동산에서 나왔다"고 속여 집안에 들어온 뒤 집을 둘러보는 척하다가 작은 방에 있던 시어머니 김씨를 둔기로 때려 숨지게 했다. 이후 김씨는 집안에 있다가 귀가하던 며느리 정씨와 맞닥뜨렸고 정씨가 저항하자 이를 제압하고 둔기로 마구 때려 숨지게 한 것으로 드러났다.
범행동기에 대해 김씨는 우발적으로 저지른 일이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경찰은 김씨의 범행이 치밀하게 계획된 것으로 보고 금전 문제 등 다른 동기가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장에 지문도 전혀 없고 인근 CCTV에도 찍히지 않아 미궁에 빠질 뻔했던 이 사건은 범행 후 김씨가 차로 돌아와 현장을 떠나는 모습이 주변을 지나는 버스 블랙박스에 우연히 포착돼 김씨의 진술과 엇갈리면서 급물살을 타게 됐다.
[부산 =박동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