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돌이 운석일까요", "운석인지를 알려면 어떻게 해야죠".
경남 진주에서 발견된 암석이 모두 운석이라는 극지연구소의 공식 발표가 나온 16일 진주지역에서는 혹시나 '운석 로또'를 찾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으로 야산과 논밭을 수색하는 외지인 모습이 곳곳에서 목격됐다.
충남 천안에서 왔다는 최모(45)씨는 첫 번째 운석이 발견된 진주시 대곡면 단목리의 비닐하우스 주변 논밭을 샅샅이 수색했다.
긴 작대기로 여기저기 들춰보던 최씨는 가로 세로 5~6㎝ 정도의 네모 형태의 시커먼 돌을 주워 취재진에 내보였다.
최씨는 "화석하고 비슷하고 구멍도 있어 아무래도 운석의 파편이란 생각이 들어 주웠다"며 "운석이 경제적 가치가 크다고 해서 왔다"고 말했다.
서울에서 왔다는 30대 남성도 운석 찾기에 여념이 없었다.
이름 밝히기를 꺼린 이 남성은 "운석에 대해 잘 모르지만 여행 삼아 혹시나 해서 왔다"며 자신의 손에 3~5㎝ 정도의 돌 여러 개를 보여주며 "운석 감정은 어떻게 하느냐"고 묻기도 했다.
운석이 떨어진 지점을 직접 보고 운석을 찾는 행운을 기대하는 김모(68)씨도 이날 가족과 함께 대곡면을 찾았다.
거제에서 왔다는 김씨는 "하늘에서 떨어진 운석이 귀하다고 해서 직접 보려고 왔다"며 "이런 일이 있기도 어려운데 혹시나 운석을 찾을 수도 있지 않을까 기대감이 있다"고 말했다.
두 번째 운석이 발견된 진주시 미천면 오방리에도 이러한 외지인의 모습이 드문드문 보였다.
이날 오전부터 운석이 발견된 지점을 중심으로 등산복 차림의 외지인들이 이따금 찾아와 운석이 떨어진 지점을 둘러보고 야산 주변을 오르내리며 각종 돌멩이를 유심히 살폈다.
어머니와 함께 왔다는 최모(35)씨는 "쉬는 날이라서 운동 삼아 왔다"며 "운석 발견지점 구경도 하고 운석이 있으면 주우려고 왔다"고 말했다.
주말에는 일반인 이외에도 전문가들의 방문도 잇따랐다.
진주교대 부설 한국지질유산연구소 연구원 7명이 미천면의 운석 발견지점을 찾았다.
이들은 운석이 떨어진 지역에 대한 정밀한 지질조사를 위해 좌표를 설정하고 주변 야산의 일부 암석을 표본으로 담는 등 연구활동을 벌였다.
'국제 운석 사냥꾼(Meteorite Hunter)'도 출현했다.
마을주민은 '로버트'라고 이름을 밝힌 미국인 남성이 찾아와 운석이 발견된 대곡면 비닐하우스와 미천면 콩밭을 둘러봤다고 전했다.
그러나 이런 외지인의 잇따른 방문에도 운석 찾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일반 암석과 운석을 구별하기가 어렵고 그나마 야산에는 여러 가지 크기와 성분의 돌이 섞여 있어 운석을 골라내기가 어렵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미천면사무소 정금영 총무계장은 "운석에 대한 문의는 많은 편이지만 실제
우리나라에서 71년 만에 운석이 잇달아 발견되면서 촉발된 '운석 로또' 찾기 붐이 한동안 수그러들지 않을 전망이다.
[매경닷컴 속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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