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재판소, "자정까지 시위 가능하다"

【 앵커멘트 】
해가 졌다고 무조건 시위를 금지하는 건 헌법에 위배된다고 헌법재판소가 판단했습니다.
집회와 시위의 자유를 과도하게 제한했다는 건데, 이번 결정으로 일단 자정까지는 시위가 자유로워졌습니다.
이성훈 기자입니다.


【 기자 】
날이 어두워졌는데도 촛불을 든 시위는 계속됩니다.

현행법대로라면 모두 위법한 행위입니다.

집회와 시위에 관한 법률 10조는 해가 뜨기 전이나 해가 진 후에는 시위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헌법재판소 재판관 9명은 그러나, 이 조항이 현대인의 생활 형태를 반영하지 못한다고 판단했습니다.

직장인이나 학생들은 퇴근하거나 하교 후에야 시간이 나기 때문에 법대로 시간제한을 하면 집회·시위의 자유를 박탈한다고 본 겁니다.

그러면서 "일상생활 범주에 속하는 일몰 이후부터 자정까지는 시위가 허용된다"며 시위 허용시간대를 제시했습니다.

해당 법률조항은 그대로 유지하되 범위나 적용기준을 제한하는 이른바 '한정 위헌' 결정을 내린 겁니다.

다만 자정 이후의 시위를 금지할지는 국민의 법 감정을 고려해 입법자가 결정할 문제라고 밝혔습니다.

재판관 9명 가운데 3명은 "일정한 시간을 정해 위헌 여부를 명확하게 특정할 수는 없다"며 전부 위헌이라는 소수 의견을 냈습니다.

MBN뉴스 이성훈입니다. [sunghoon@mbn.co.kr]

영상편집 : 원동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