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공무원 간첩 사건' 증거조작과 관련해 검찰의 소환조사 후 자살을 기도한 국가정보원 권모(51) 과장이 지난 26일 오후부터의식을 회복한 것으로 알려졌다.
권 과장이 입원 중인 서울아산병원 측은 28일 오후 브리핑을 열고 "환자는 스스로 눈을 뜨고 팔다리를 조금씩 움직이기 시작하는 등 의식이 회복된 상태"라며 "장기간 치료와 관찰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고윤석 호흡기내과 교수는 권 과장의 상태에 대해 "27일 오전부터는 '눈을 뜨세요', '눈을 감으세요' 등의 질문에 반응을 보이기 시작해 현재 담당 주치의의 명찰을 읽을 수 있을 정도로 회복했다"고 말했다.
권 과장은 28일 오전 인공호흡기를 떼 오후 4시 현재까지 스스로 호흡할 수 있는 상태다.
고 교수는 "28일 오전 8시 40분께부터 인공호흡기를 떼고 한 시간 후인 오전 9시 40분께 기관 내 튜브도 제거했다"며 "기관 내 튜브를 제거한 지 48시간이 지나지않았기 때문에 아직도 더 지켜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권 과장은 위험한 고비를 넘겼지만 최근 기억력을 관장하는 부위의 뇌 손상이 심각해 지각 능력에 장애가 올 가능성도 높다고 고 교수는 설명했다.
의료진은 지난 25일 오후 8시 30분께 권 과장을 응급 중환자실에서 전문 중환자실로 옮기면서 뇌 상태 자기공명영상(MRI)을 촬영, 많은 뇌손상 부위를 발견했다고 전했다.
고 교수는 "환자는 일산화탄소 중독 등에 의한 뇌손상이 함께 왔기 때문에 말초신경이나 중추신경 관련 장애가 올 수도 있다"며 "재활치료를 통해 장기적인 관찰을해야 한다"고 말했다.
권 과장은 지난 22일 오후 1시 33분께 경기도 하남의 한 중학교 앞에 주차된 승용차 안에서 맥박이 뛰지 않고 의식을 잃은 채 발견됐다.
그는 지난 22일 오후 6시 30분께 강동경희대 병원에서 서울아산병원으로 이송됐다. 병원 측은 저체온 요법과 심폐소생술 등의 치료를 시행해 지난 24일
고 교수는 "환자가 매우 어려운 고비를 잘 넘겨 왔다고 판단하지만, 폐렴이 있는 상태라 나빠질 가능성도 있다"며 "뇌를 포함해 심장, 췌장, 근육 등 여러 장기에부전이 있어서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매경닷컴 속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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