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 기자 현재 사고 원인, 무엇으로 추정되고 있나요? 암초 가능성이 없는 것 같아요?
【 기자 】
일단 암초는 아닌 것으로 파악되고 있습니다. 해경과 해양수산부도 조심스럽게 암초가 사고 원인이 아닌 방향으로 잡아가고 있는 것 같고요.
오전에 해양수산부에 확인해 본 결과 사고 지점이 암반지대인 것 맞지만, 암반지대라고 해서 암초가 있다는 건 아니고요.
해저가 딱딱한 암반으로 이뤄졌다는 거죠.
【 앵커멘트 】
자, 그렇다면 암초는 아니고 원인이 뭔가요?
【 기자 】
가장 유력한 건 화물 적재 불량으로 보입니다.
사고지점에서 급선회한 것으로 보이고요.
정식 용어로는 변침점이라고 하는데, 침로를 변경한다, 그런 뜻입니다.
변침점에서 선회를 하면서 제대로 고정이 안 된 컨테이너나 자동차가 한쪽으로 쏠린 거죠.
현재 여객선의 왼쪽으로 쏠린 것으로 추정됩니다.
배의 설계도에도 보면 컨테이너를 적재한 곳이 선수, 뱃머리 부분이잖아요?
사고 당시 '쿵'하며 났다는 소리도 바로 컨테이너가 제대로 적재가 안 돼 급선회와 함께 고정이 풀리면서 사고가 난 것으로 보입니다.
【 앵커멘트 】
그렇다면, 왜 고정을 제대로 안 한 거죠? 의문점이 드는데요.
【 기자 】
사고 여객선이 이용했던 항로는 평소에 파도가 센 곳이 아니었다고 합니다.
느슨하게 화물을 적재해도 평소 사고가 없어서 사고 당시에도 철저하게 적재를 안 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을 추정할 수 있고요.
실제로 다른 여객선을 이용하다 보면, 승용차를 선적할 때 차를 고정하는 벨트, 차 스크래치 생기는 것 등을 막기 위해 섬유로 된 벨트로 묶는데 낡은 것들이 많습니다.
이 벨트가 끊어졌을 가능성도 있는 겁니다.
【 앵커멘트 】
화물 적재가 불량이어서 한쪽으로 쏠렸다, 상당히 설득력이 있는데요. 항해사의 경력이 얼마 안 됐다, 배를 개조한 것도 문제가 되고 있다는 얘기도 있던데요?
【 기자 】
네. 사고 당시 항해사의 경력은 1년 밖에 안된 것으로 확인이 됐습니다.
사고선인 세월호에 투입된 건 5개월밖에 안됐고요.
파도는 높지 않지만, 사고 지점이 물살이 센 곳인데 조타수에게 키 방향 명령을 잘못했다는 내용이 진도 사고 현장에서 나오고 있습니다.
또, 20년이 지난 노후 선박을 들여와 구조를 변경하면서, 적재량을 240톤 정도 늘리고, 정원을 110여 명 늘리면서 배의 복원력이 상실됐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습니다.
【 앵커멘트 】
서기자, 오늘 또 다른 원인으로 추정되는 밸러스트 탱크, 즉 평형수죠, 배의 무게 중심을 맞추는 장치인데, 그 부분을 이야기해 보죠
【 기자 】
여객선이든 상선이든 항해를 하기 위해서는 배의 무게 중심이 맞아야 하거든요.
감항성이라고 하는데, 이 무게 중심이 맞아야 항해를 할 수 있습니다.
배의 무게중심을 맞추기 위해 배 가장 아랫부분, 선저에 바닷물을 집어넣는데요.
바로 밸러스트 탱크의 역할입니다.
이 부분에 충분한 물이 저장이 안 돼, 배의 복원력이 떨어질 수 있다는 거죠.
오뚝이 생각하시면 되는데요.
오뚝이는 무게추가 있어서 좌우로 움직여도 금세 균형을 찾지 않습니까?
그런데 사고기는 평형수가 문제가 있어 균형을 잃고 사고가 날 수 있었다는 거죠.
평형수에 문제가 생기면 무게 중심이 상대적으로 갑판 쪽에 쏠리겠죠.
'TOP HEAVY', 탑 헤비라고 하는데요, 그러면 넘어지는 건 한순간이죠.
단 하나의 사고원인으로 사고가 났다고 단정 지을 수 없어 보이고, 복합적으로 다양한 요인이 작용해서 사고 간 난 것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하나 더 말씀드릴 수 있는 게, 어디까지나 추측해볼 수 있는 가정치 이긴 하지만, 사고 당시 안내 방송으로 '그 자리에 그대로 있어라'는 안내가 나왔다고 했잖아요.
선장이나 조타수 등 운항사들은 암초로 인해 배에 구멍이 뚫린 게 아니라 화물이 한쪽으로 쏠렸는데 배의 복원력으로 다시 중심을 되찾을 것으로 판단했던 것 같습니다.
【 앵커멘트 】
그래서 기다리라고 한 거죠. 다시 중심을 찾을 테니까요.
충분히 그럴 가능성도 있겠네요.(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