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기세포치료술 등 9개 의료기술 허용

오랫동안 당뇨병을 앓아 온 A씨는 최근 다리로 가는 혈액 공급이 원활하지 못해 발끝에서부터 세포 조직이 죽어가고 있다는 진단을 받았다. A씨는 외국에서 골수 줄기세포를 이용한 새로운 치료술이 개발됐다는 소식을 들었으나 이내 실의에 빠졌다. 국내에서는 신의료기술로 인정받지 못해 치료를 받을 수 없다는 설명을 들었기 때문이다.
보건복지부는 23일 대체 치료법이 없는 질환이나 희귀질환에 대해 '신의료기술평가' 통과 이전에도 예외적으로 진료를 허용하는 내용의 '신의료기술 평가에 관한 규칙' 개정안을 24일 공포한다고 밝혔다. 이에따라 A씨와 같은 '당뇨병성 하지 허혈환자에 대한 줄기세포 치료술'을 비롯해 △폐암의 광역동 치료술 △망막질환에서 광각 이파장 레이저검안경검사 △근골격계 질환의 자가 골수 줄기세포치료술 △심근경색증의 자가 말초 줄기세포 치료술 △건병증 환자의 혈장치료술 △종양감축술 후 복강내 온열화학요법 등 9개 신의료기술은 허용될 전망이다.
임을기 의료자원정책과장은 "희귀질환 등은 환자 수가 많지 않아 충분한 임상 결과가 축적되는데 장기간 소요되는 특성이 있다"면서 "대체 치료기술이 없는 질환이나 희귀 질환의 경우 신속하게 환자를 치료해야 할 필요성이 커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기됐다"고 설명했다.
그동안 안전성과 효과성을 입증할 수 있는 연구자료가 부족해 신의료기술평가에서 탈락하면 환자가 비급여로도 치료를 받을 수 없었다. 복지부는 이번에 대체기술 없는 치료법 등에 대해서는 신의료기술로 인정되기 전에도 일부 의료기관에 한해 예외적으로 진료를 할 수 있도록 '제한적 의료기술평가 제도'를 도입한 것이다.
[박기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