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몰 여객선 세월호에 대한 수중 수색작업이 더디게 진행되는 가운데 해양경찰의 잠수 능력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30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해양경찰청 고명석 장비기술국장은 최근 브리핑에서 "수중에 있는 선체 수색이라든가 구난을 전문적으로하는 것은 민간 전문업체가 좀 더 능력이 있다고 보면 된다"고 밝혔다.
민간 잠수업체가 시신을 발견했다는 소식이 잇따라 전해지자 군·경의 역할을 묻는 질문에 답한 것.
그의 말대로 해경의 잠수 구조능력과 장비는 민간업체나 민간 잠수구조사보다 떨어지는 게 현실이다.
해양경찰청 소속 잠수직 경찰관은 30일 현재 509명으로 전체 경찰관의 약 7%에 달한다.
소속별로 보면 전국 17개 경찰서가 운영하는 122구조대 소속 160명, 부산에 있는 특수구조단 11명, 함정해상특수기동대 170명, 특공대 115명, 항공구조단 20명, 일반 경찰서 소속이 33명이다.
이들은 잠수기능사 이상 자격증을 보유하고 있거나 해군(SSU·UDT·UDU·해병수색대), 육군(특전사·수방사35특공대·헌병특수임무대·정보사), 공군(탐색구조전대)에서 2년 이상 근무한 경력이 있다.
인력 규모나 개개인의 잠수 역량만 놓고 보면 민간보다 떨어진다고 볼 순 없으나 가장 큰 문제는 사고 현장에 도착하는 기동성이 떨어진다는 점이다.
122구조대는 별도의 함정 없이 고속단정을 운용한다.
해수욕장, 연안 어선사고 발생 땐 고속단정으로 신속하게 현장에 도착할 수 있으나 구조대 기지에서 20km 이상 해역에는 파도 때문에 고속단정으로 접근하기가 쉽지 않다.
이번 세월호 침몰사건 때도 가장 가까운 목포해경의 122구조대가 현장에 도착해 입수를 시작한 시각은 오후 1시로 신고접수 시각으로부터 이미 4시간이 지난 뒤였다.
심해 잠수가 가능한 해경 특수구조단 역시 자체 헬기가 없어 부산 다대포 기지에서 김해공항으로 이동한 뒤 목포공항을 거쳐 현장까지 가는데 시간이 걸려 오후 1시 40분이 돼서야 현장에 도착할 수밖에 없었다.
해경이 보유한 잠수 장비 또한 민간 잠수사의 장비보다 우수하다고 보기 어렵다.
잠수병을 예방하는 감압챔버, 잠수사가 수중 수색을 마치고 쉴 수 있는 공간을 갖춘 바지선은 해경에 없다. 해경의 잠수복이나 공기통도 대부분 심해 잠수를 할 수 없는 장비들이다.
해경의 잠수 역량이 떨어지는 것은 독도·이어도 경비, 중국어선 불법조업 단속 등 광역경비를 우선시한 기존의 정책방향과 연관이 있다. 경비함 건조, 헬기 확충에 주력하다보니 잠수구조 분야에 대한 투자
해경의 한 관계자는 "세월호 참사와 같은 대형재난이 자주 발생하는 일이 아니다 보니 잠수 인력과 장비를 무턱대고 확충할 수만은 없었던 사정이 있다"며 "올해 잠수직 경찰관 55명을 채용할 계획이며 앞으로도 잠수 역량을 키우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매경닷컴 속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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