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사고가 났을 때 많은 승객들은 안내 방송을 듣지 못했습니다.
이로 인해 승객들은 크게 당황해했고 또 한편으론 위험할 뻔 했습니다.
이정호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앞선 열차와 안전거리 유지를 위해 비상 정차했다. 안전한 객실 내에서 대기하라."
어제 오후 3시 30분, 앞선 열차를 들이받은 제2260 열차에선 추돌 1분 뒤 이런 태연한 방송이 흘러 나왔습니다.
두 번째는 "열차 상황을 정확히 파악해 안내 방송하겠다"였고,
세 번째에 이르러서야 "반대편 열차 운행을 중단시켰으니 선로 쪽으로 내려서 역사 쪽으로 가라"는 내용이 방송됐습니다.
사고 이후 탈출 안내까지 7분이나 걸렸지만, 그나마도 상당수 객차의 승객들은 안내 방송 자체를 듣지 못했습니다.
▶ 인터뷰 : 이 모 씨 / 부상 승객
- "(안내 방송은 좀 나왔어요?) 안 나왔어요."
안내 방송이 안 나왔던 건 사고 충격으로 방송 기기에 전기를 공급하는 장치가 망가졌기 때문입니다.
사고가 나면 열차 내 기계가 망가지는 게 당연한데도 서울 메트로는 예측하지 못했던 겁니다.
▶ 인터뷰 : 김경호 / 서울시 도시교통본부장
- "그 문제에 대해서 저희도 심각한 상황으로 보고 있습니다. 전동차뿐 아니라 다중이용시설 같은 경우도 이런 상황이…."
안내 방송장비가 작동하지 않았던 객차의 승객이 탈출을 하다 2차 사고를 당할 뻔했다는 우려도 제기됩니다.
사고 지점 주변의 열차 운행이 중단된 게 3시 34분이기 때문에 그 이전에 선로에 몸을 던진 승객이 열차와 맞닥뜨릴 뻔했다는 겁니다.
서울 메트로는 비상전원과 전기선이 필요 없는 무선 마이크를 설치하겠다고 했지만 안전불감증에 대한 국민적 비난은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입니다.
MBN뉴스 이정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