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멘트 】
진도 팽목항에는 세월호 침몰 사고 직후부터 희생자와 실종자 가족 곁을 지키는 종교인들이 있습니다.
복장도 기원 방식도 다르지만 그들의 간절한 마음은 하나였습니다.
이도성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기자 】
이른 아침, 목탁 소리가 귓전을 울립니다.
세월호 사고 뒤부터 팽목항을 지키고 있는 불일 스님.
희생자들을 위해 바다에 음식을 바치고, 정성껏 불공을 올립니다.
햇볕에 시커멓게 그을린 얼굴에서 드러나듯 그의 일상은 한 달 전부터 희생자와 실종자 가족과 하나가 됐습니다.
▶ 인터뷰 : 불일 / 한국불자약사회 스님
- "통곡을 하시고 바닷가를 향해 나오셔서 이름도 부르시고… 옆에서 지켜보면서 그분들에게 조금이나마 힘을 드리고자…."
다른 곳에선 청아한 경종이 귓전을 울립니다.
하얀 법복을 입은 원불교 교무들이 기원문을 읊습니다.
이렇게 열리는 기도식이 매일 다섯 차례, 희생자들이 고통에서 벗어나길 원하는 간절함이 묻어납니다.
▶ 인터뷰 : 김혜국 / 원불교 목포지구 지구장
- "온몸이 저리고 희생된 영령들과 실종자들이 눈앞에 보이는 것 같고… 실종자들이 부모님 품 안에 빨리 돌아와서 가족들이 위안을 얻고…."
임시 예배당에선 아픔을 함께하려는 진도 주민의 마음이 새어 나옵니다.
손을 모으고 고개를 숙인 채, 상처받은 모든 사람이 평안을 얻기를 기도합니다.
천주교 신자들 역시 한 시간마다 희생자들을 위한 묵주 기도를 바칩니다.
'저희를 위하여 빌어주소서. 영광이 성부와 성자와 성령께.'
복장도 방식도 다르지만, 팽목항에 모인 종교인들의 마음은 다르지 않았습니다.
"속히 나오시라고 간절한 마음으로 기도드리고 있습니다."
MBN뉴스 이도성입니다. [ dodo@mbn.co.kr ]
영상취재: 이종호·박세준·최대웅 기자
영상편집: 한남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