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가 하면 해경은 구조 장비 하나가 아쉬울 때, "청장님과 장관님을 모실 헬기를 준비해달라"는 요청을 한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이미 첫 번째 희생자가 나온 뒤였습니다.
무슨 생각이었을까요.
이도성 기자의 보도입니다.
【 기자 】
세월호 사고가 발생하고 얼마 지나지 않은 오전 10시쯤.
인천항공대는 해양경찰청으로부터 전화를 받습니다.
"이륙할 수 있도록 준비해 주세요. 청장님이 나가실 수도 있습니다."
"직접 구조임무보다는 청장님 입장할 수 있게 준비하라는 겁니까?"
"예."
구조할 헬기도 모자란 상황에서, 의전용으로 한 대를 준비해 달라고 한 겁니다.
해양수산부 장관도 마찬가지였습니다.
구조가 한창인 헬기의 임무를 중지하고 "장관을 모시러 오라"고 말합니다.
▶ 인터뷰 : 해양경찰청 관계자
- "해수부 장관이 무안공항으로 가신다고 그러네요. 현장 가보신다고. 임무 중지하고 무안공항 가서 연료 수급 받고 대기하라고…."
내심 걸리긴 했는지, "장관이 타려는 게 아니라 연료 공급을 위한 걸로 하자"고 제안까지 합니다.
▶ 인터뷰 : 해양경찰청 관계자
- "유류 수급하고 잠깐 (장관을) 태우고 오라고 이야기하네요. 장관 편성차 간다고, 이동한다고는 이야기하지 말고요."
청와대가 대통령 눈치를 보고, 해경이 의전에만 열을 올리는 사이 희생자는 눈덩이처럼 불어났습니다.
MBN 뉴스 이도성입니다. [ dodo@mbn.co.kr ]
영상편집: 원동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