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MBN |
강원 태백에서 관광열차와 여객열차가 충돌해 탈선하면서 승객 1명이 숨지고 92명이 중경상을 입는 사고가 났습니다.
22일 오후 5시53분쯤 강원 태백시 상장동 모 아파트 뒤쪽 태백역∼문곡역 사이 철길에서 제천발 서울행 O트레인 관광열차와 청량리발 강릉행 무궁화호 여객열차가 정면으로 충돌했습니다.
이 사고로 관광열차 1량과 여객열차 1량이 각각 탈선해 승객 박모(77·여·경기 안산시)씨가 숨지고 92명이 중경상을 입어 태백지역 3개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 중입니다.
사고 당시 관광열차에는 승객 39명과 승무원 4명, 여객열차에는 승객 63명과 승무원 4명 등 모두 110명이 타고 있었습니다.
사고 직후 119 등이 현장에 출동해 부상자 구조 작업을 벌였으며, 상당수 승객은 충돌 당시 굉음에 놀라 열차 밖으로 탈출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특히 노약자가 주로 탑승한 여객 열차는 태백역을 출발한 지 30여 초 만에 승무원의 안내 방송도 없이 무방비 상태에서 사고가 나 피해가 컸습니다.
승객 박모씨는 "열차가 태백역을 출발해 잠이 들려는 순간 '쿵'하고 충돌해 깜짝 놀랐다"며 "사고 전·후 안내방송은 전혀 없었고, 승무원들이 도와줘 겨우 열차를 탈출할 수 있었다"고 매우 급했던 상황을 전했습니다.
또 다른 승객 박모씨도 "열차가 출발한 지 얼마 안 돼서 '쿵'하고 충돌했다"며 "갑작스러운 사고에 당황해 하고 있을 때 승무원의 유도로 탈출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사고가 난 곳은 단선 구간으로, 평소 일반 차량 통행이 잦고 아파트가 밀집한 곳입니다.
사고 현장에서 15m가량 떨어진 아파트에 사는 한 주민은 "평소에는 건널목 차단기가 내려가면서 '따릉∼따릉∼'소리가 났는데, 사고 당시에는 엄청나게 크고 긴 경적 소리가 들리더니 쇠끼리 부딪히는 굉음이 들리고서 연기가 났다"고 "사고 현장을 살펴보니 두 개 열차의 앞부분이 크게 파손된 상태였다"고 전했습니다.
한국철도공사의 한 관계자는 "두 개의 열차가 문곡역에서 정상적으로 교행하는 과정에서 사고가 난 것으로 보인다"며 "관광열차가 어떠한 이유에서인지 정거장에 정차하지 않고 그대로 운행해 정거장 밖에서 기다리던 무궁화호 열차와 충돌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
경찰과 코레일 등은 정확한 사고 경위를 조사하고 있습니다.
한편 국토교통부는 사고 직후 중앙사고 수습본부를 설치하고, 안전감독관 5명을 사고 현장 인근의 철도 경찰을 사고 현장으로 파견했습니다.
국토부는 '관심-주의-경계-심각'으로 이어지는 4단계 위기 대응 단계 중 가장 높은 '심각'을 발령하고 사고 대응에 나섰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