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처럼 검경이 두 차례나 유병언 은신처였던 별장을 수색하고도 아무런 현장 보존도 없이 철수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한 달이나 지나 뒤늦게 확보된 진술을 토대로 별장을 다시 찾아 부랴부랴 수색을 또 벌였습니다.
원중희 기자입니다.
【 기자 】
검찰이 순천 별장을 처음 압수수색한 건 지난 5월 25일입니다.
2시간 동안 별장 내부를 뒤졌지만 벽 안에 숨어 있던 유병언을 찾지 못했고, 혼자 있던 여신도 신 모 씨를 체포하는데 그쳤습니다.
검찰은 다음날 경찰 감식반까지 불러 또다시 4시간 동안 정밀 감식을 벌였습니다.
하지만, 이미 유병언은 별장을 빠져나간 뒤였고, 벽 안 은신처 역시 발견하지 못했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이뿐만이 아닙니다.
압수수색을 끝낸 검경 수사팀은 잠복근무는 커녕 폴리스라인도 치지 않고 그대로 철수했습니다.
아무 조치도 없이 한 달 넘게 별장을 방치하다, 지난달 말 비밀 은신처에 대한 신 씨의 진술을 듣고서야 부랴부랴 CCTV를 설치했습니다.
그때부터 잠복근무에도 들어갔지만 이미 유병언은 숨진 뒤였습니다.
유병언의 은신처를 발견하고도 허술한 압수수색과 현장 보존 실패로 검거 기회를 스스로 날려버린 검찰.
검사로서 부끄럽지 않게 일했다는 변명이 공허하게 들리는 이유입니다.
MBN뉴스 원중희입니다. [june12@mbn.co.kr]
영상편집 : 이재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