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환각성 심한 수면제 1천 알 왜 사갔을까

【 앵커멘트 】
피의자 이 씨는 남편의 사망 시점에 의사 처방을 받고 환각성이 심한 수면제도 다량으로 사간 것으로 MBN취재 결과 밝혀졌습니다.
수년간 1천 알이나 되는 수면제를 사갔는데, 경찰이 이 부분에 수사를 집중하고 있습니다.
이도성 기자의 단독 보도입니다.


【 기자 】
포천 살인사건 피의자 이 씨가 처방받은 수면제는 '할시온'입니다.

할시온은 영국과 노르웨이 등의 국가에서 피해망상과 환각 등의 부작용으로 사용이 금지된 의약품입니다.

지난 1988년 미국에서는 할시온을 복용하고 환각상태에 빠져 자신의 어머니에게 총격을 가하는 사건이 벌어지기도 했습니다.

할시온의 주성분인 트리아졸람은 마약으로 분류돼 지난 2009년부터는 단기간 처방에만 이용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이 씨는 이런 할시온을 수년간 1천 알가량 처방받은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 인터뷰 : 병원 관계자
- "(이 씨가 왜 처방받았나요?) 본인이 잠이 안 온다고 해서. (본인이 잠이 안 온다고 하면 바로 처방받을 수 있나요?) 그렇죠."

지난 2000년 12월부터 한 번에 10알에서 30알씩 5년간 모두 39차례에 걸쳐 880여 알을 처방받았고,

2006년과 2013년 두 차례까지 모두 1천 알 가까이 처방받았습니다.

▶ 인터뷰(☎) : 황재욱 / 순천향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 "수면제 계통의 약을 장기간 복용하게 되면 약 내성이 생겨서 과량으로 복용하게 되고 약을 먹은 상태에서 자다가 깨었을 때 약간 몽롱한 상태에서 낙상사고가 발생한다든지."

이 씨가 이 약을 다량으로 처방받은 시기는 바로 남편이 숨졌다고 진술한 시기와 겹쳐 경찰이 집중 수사를 벌이고 있습니다.

MBN 뉴스 이도성입니다. [ dodo@mbn.co.kr ]

영상취재: 김준모 기자, 한영광 기자
영상편집: 김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