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혹행위로 숨진 윤모 일병이 소속된 육군 28사단 소속 관심병사 2명이 휴가를 나와 동반자살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두 병사 전부 군 당국의 인성검사에서 자살이 예측됐고 한 병사는 부대에서 자살을 시도한 적도 있었지만 군은 결국 두 사람의 자살을 막지 못해 파장이 예상된다.
또 자살한 병사 중 1명은 선임병에 대해 '죽이고 싶다'는 메모를 남겨 병영 생활에서 가혹행위를 당했을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12일 군부대와 경찰, 소방 당국에 따르면 전일 오후 10시 24분께 서울 동작구의 한 아파트 21층 베란다에서 휴가를 나온 20대 A 상병이 같은 중대의 20대 B 상병과 함께 천장에 매달린 빨래건조대에 목을 매 숨진 채 발견됐다.
이들이 숨진 곳은 A 상병이 누나와 함께 살던 집으로 A 상병 누나가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으며 발견 당시 이들은 사복을 입고 있었다.
A 상병은 부대 복귀 예정일인 전일 복귀를 하지 않아 군 헌병대가 소재를 찾아 나섰던 것으로 전해졌다. B상병은 14일 부대 복귀 예정이었다.
두 사람은 지난 3일과 6일 각각 휴가를 나왔다.
서울이 집인 A 상병은 B급 관심병사, 광주광역시가 집인 B 상병은 A급 관심병사로 입대 후 적응하지 못해 정신과 치료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A 상병은 지난 5월 2일 인성검사 시 자살예측 판정 및 복무 부적응 결과가 나왔으며 B 상병은 작년 인성검사 때 자살 충동 및 복무 부적응 결과가 나왔다고 군 당국은 밝혔다.
B 상병은 지난해 10월 부대에서 자살을 시도한 적이 있으며 11월에는 부대를 탈영했다가 8시간 만에 체포되기도 했다.
군 관계자는 "B상병을 부대에서 현역 복무 부적합 심의 대상으로 하려 했으나 부모 만류로 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B 상병은 후임병에게 "8월 휴가 중 A 상병과 동반 자살하려고 한다"고 지난 6월 말해 후임병이 분대장에게 보고했으나 이런 사실이 간부에게 제대로 보고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자살 가능성이 큰 병사에 대한 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숨진 장소에서 발견된 B 상병의 다이어리에는 "견디기 힘들다. 아무 것도 못하겠다"는 하소연과 함께 같은 중대에 근무하는 선임병의 실명을 거론하면서 욕설과 함께 "야 XX 000(선임병 이름), 진짜 XXX 죽이고 싶다"는 메모가 적혀 있었다고 육군 관계자는 전했다.
B 상병의 휴대전화 메모장에도 "긴 말씀 안 드립니다. 지금까지 너무 힘들었습니다. 죄송합니다. 광주에 살고 있습니다. 휴대전화 등 물품은 집으로 전해줬으면 좋겠습니다"라는 메모가 적혀 있었다.
이들의 시신은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국군수도병원으로 이송됐으며 육군 관계자는 "부검은 유족들이 원치 않아 실시하지 않기로 했다"고 전했다.
군 당국은 이들이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B 상병의 메모에 언급된 부대 선임병은 피의자 신분으로 군 수사당국의 조사를 받을 가능성이 있다고 육군의 한 관계자는 전했다.
[매경닷컴 속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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