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꼭두새벽에 일어나 장거리 운전을 해 일터로 출근하던 공무원이 뇌출혈로 사망하자 법원이 공무상 재해로 인정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서울행정법원 행정12부(이승한 부장판사)는 숨진 윤모(사망당시 39세)씨의 남편 이모(45)씨가 공무원연금공단을 상대로 "유족 보상금을 지급하지 않기로 한 처분 등을 취소해 달라"며 낸 소송에서 원고 승소로 판결했다고 29일 밝혔다.
윤씨는 경력 15년의 베테랑 영양사였다. 공립학교 급식실에서 식단을 짜고 식재료 등을 총괄 관리하는 역할을 했다.
그런 그가 2012년 3월 경기도 이천에 있는 초등학교로 발령을 받으면서 일은 훨씬 고단해지기 시작했다.
인근 초등학교까지 총 3개 학교의 급식을 관리하고, 학생 대상 영양수업에 지역 교육지원청의 학교급식연구회 부회장까지 맡게 됐다.
무엇보다 일터와 집이 너무 멀리 떨어져 있다는 점이 문제였다. 거주지인 용인에서 학교까지 40㎞ 거리를 1시간씩 운전해 출퇴근을 해야 했다.
오전 7시까지 학교에 나와 그날 사용할 식재료를 살피고 쏟아지는 업무를 처리하기 위해 윤씨는 매일 꼭두새벽에 집을 나섰다.
1년 3개월여 동안 잠이 부족하고 피로가 쌓이는 생활을 반복하던 윤씨는 2013년 6월 점심 급식을 준비하던 중 갑자기 정신을 잃고 쓰러졌다. 뇌출혈이었다. 의식을 회복하지 못한 그는 결국 일주일 뒤 숨을 거뒀다.
이에 이씨가 공단에 유족보상금 등을 요구했지만 "직무수행과 관련 없는 사망"이라는 이유로 지급이 거부되자 소송을 냈다.
재판부는 윤씨가 사망한 데는 장거리 출퇴근의 영향이 크다고 보고 공단의 판정을 뒤집었다. 고혈압과 당뇨병 등 뇌출혈을 일으킬 수 있는 질환을 갖고 있긴 했지만 과로와 스트레스가 사망의 원인이라고 봤다.
재판부는 "출·퇴근에 각 1시간
[매경닷컴 속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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