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사고가 났을 때 2차 사고가 더 위험하다는 얘기, 많이 들어보셨죠.
이럴 때 삼각대 같은 안전용품은 최소한의 보호 장치인데, 수입차와 달리 국산차 업체는 안전용품 제공에 유독 인색하다고 합니다.
정주영 기자입니다.
【 기자 】
지난 2010년 14명의 생명을 앗아간 인천대교 추돌 사고.
전방에 사고가 났음을 적극적으로 알리지 않아 피해가 커졌습니다.
고장으로 멈춰선 차량이 삼각대를 세우지 않았고 뒤따르던 버스가 이를 피하려다 추락하고 만 겁니다.
4년이 지난 지금은 어떨까?
▶ 인터뷰 : 권기범 / 서울 잠실동
- "트렁크에 있는 것 같은데? 꺼내 본 적은 없고, 어떻게 사용하는지도 잘 모르겠어요."
고속도로에서 긴급 상황 때 삼각대를 설치했느냐고 물었더니 55%가 "없다"고 대답할 정도로 삼각대를 쓰는 사람은 많지 않습니다.
문제는 신차를 출고할 때 삼각대를 지급할 의무가 없다는 것.
국내 자동차 업체들이 서비스로 제공하는 삼각대는 단가가 3천 원대에 불과해 비상 상황 때 제대로 작동할지도 의문입니다.
▶ 인터뷰 : 김경배 / 교통환경문제연구포럼 정책실장
- "(업체들이) 제 가격을 주고 구입해서 자동차에 출고시켜야 하는데 무조건 저가를 찾다 보니…. 휘도나 반사도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는 문제도 있다고 봅니다."
반면 수입차 업체들은 별도 공간을 마련해 고급 삼각대를 비치하는가 하면, 트렁크만 열면 삼각대가 곧바로 눈에 보이는 차량도 있습니다.
2차 사고의 치사율은 일반 사고의 2배.
소중한 생명을 지키기 위해 국내 자동차 업체들의 인식 전환이 시급한 시점입니다.
MBN뉴스 정주영입니다. [jaljalaram@mbn.co.kr]
영상취재 : 최대웅 기자
영상편집 : 서정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