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 혹시 실버존이라고 들어보셨나요?
학교 앞 어린이보호구역처럼 어르신들을 위해 마련된 노인보호구역인데요.
그런데 있으나마나 할 정도로 어르신들에 대한 배려는 전혀 없다고 합니다.
정수정 기자입니다.
【 기자 】
서울시내 8차선 도로입니다.
신호가 바뀌자 차들이 멈추고, 노인들이 횡단보도를 다급하게 건너갑니다.
건너 편에 복지관이 있어 시속 30km 미만으로 달려야 하는 노인보호구역이지만, 차들은 시속 60km가 넘기 일쑤입니다.
▶ 인터뷰 : 김수정 / 서울 신림동
- "차들이 달려들면 걸음을 재촉하다가 넘어질 수도 있고, 그런 불편함이 있죠."
신호등도 노인 보행자를 고려해 녹색등을 더 길게 운영해야 하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습니다.
성인 걸음걸이로 이 횡단보도를 한 번 건너는 데 걸리는 시간은 20초 남짓, 반면 79세 노인 걸음걸이로는 두배가 넘는 시간이 걸립니다.
▶ 인터뷰 : 심정숙 / 서울 창전동
- "빨리 건너려다 얼음판에 넘어져 허리를 다친거예요. 겨울에는 미끄러운데 신호등이 빨리 바뀌니까 뛰다 다칠까 싶고…."
이 같이 실버존은 관리도 부실하고 그 숫자도 전국에 6백여 개로 스쿨존 1만5천여 개와 비교하면 크게 차이가 납니다.
▶ 인터뷰 : 강수철 / 도로교통공단 박사
- "노인보호구역은 지자체 예산만으로만 운영해야 합니다. 그렇다보니 설립할 수 있는 개수가 줄었고 시설도 마찬가지…."
실버존이 제 역할을 하기 위해서는 속도제한 표지판과 과속방지턱 등 안전시설물을 더 확충해야 한다는 지적입니다.
MBN뉴스 정수정입니다. [ suall@mbn.co.kr ]
영상취재 : 김영호 기자, 윤새양 VJ
영상편집 : 박기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