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지를 통해 수사 상황을 전달하며, 사실상 유병언 씨의 도피를 지휘했던 오갑렬 전 체코대사에게 무죄가 선고됐습니다.
범인 도피 혐의가 인정됐지만, 친족이라 면책된다는 겁니다.
이동화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유병언 씨의 도피를 총괄한 혐의로 기소된 유 씨의 매제 오갑렬 전 체코 대사에게 어제 무죄 선고가 내려졌습니다.
오 전 대사가 유 씨를 숨겨주고 도피시켜 준 것은 맞지만, 친족이라 처벌할 수 없다고 본 겁니다.
인천지방법원은 어제 열린 선고공판에서 오 전 대사의 범인도피 혐의를 인정했지만, 친족간 범인 도피를 처벌하지 못하도록 한 형법 151조를 이유로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순천 별장에 은신한 유 씨에게 편지를 전달하며 도피를 지휘한 혐의로 기소된 오 전 대사.
편지에는 수사 상황과 구원파 동향 등이 상세히 적혀 있어 유 씨 도피에 핵심 역할을 했습니다.
검찰에서도 친족 처벌 불가 규정을 고려해 범인 도피 교사죄를 적용하려고 했었습니다.
하지만, 법원이 교사죄를 인정하지 않으면서 검찰의 혐의 입증은 난관에 부딪혔습니다.
때문에 오 전 대사가 이 같은 법의 맹점을 알고 유 씨의 도피를 직접 지휘했다는 의혹도 일고 있습니다.
검찰은 오 전 대사의 판결문을 검토한 뒤 조만간 항소 여부를 결정할 방침입니다.
MBN뉴스 이동화입니다. [idoido@mbn.co.kr]
영상편집 : 윤 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