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난방밸브 확인하다 추락사 경비원…"업무상 재해”

한겨울에 건물 냉난방밸브를 확인하다가 사다리에서 떨어져 숨진 경비원에 대해 법원이 업무상 재해를 인정했다.
서울고법 행정2부(이강원 부장판사)는 박모씨(사망 당시 68세)의 딸이 "유족급여와 장의비를 지급하지 않기로 한 처분을 취소하라”며 근로복지공단을 상대로 낸 소송의 항소심에서 원심을 취소하고 원고 승소로 판결했다고 19일 밝혔다.
서울 강남의 한 빌딩 경비원이었던 박씨는 지난해 1월 주차장 천장에 있는 냉난방밸브의 누수를 확인하려다 사다리에서 떨어져 숨졌다.
박씨 가족은 근로복지공단이 "원래 앓고 있던 심장질환이 사망 원인”이라며 유족급여와 장의비 지급을 거부하자 소송을 냈다.
재판부는 "업무에 이용된 접이식 사다리는 일부 파손돼 있었고 박씨에게 안전모도 지급되지 않았다”며 "사다리 결함이나 안전모 미지급 등 사업주의 안전관리 소홀로 사고가 일어났거나, 적어도 박씨 죽음에 영향을 미쳤다고 봐야 한다”고 판단했다.
[이현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