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아 부사장 '땅콩 리턴'부터 신문지 회장, 개밥교수까지…'서러운 을'
↑ 조현아 부사장/ 사진=MBN |
땅콩 부사장, 라면 상무, 신문지 회장, 개밥교수….
소위 '을'의 가슴을 아리게 하는 별명들입니다.
갑의 횡포는 새삼 어제오늘의 일이 아닙니다. 논란이 일면 당사자는 사과하고, 옆에서 지켜보던 이들까지 개혁하겠다고 다짐하지만 '말짱 도루묵'입니다.
본사-대리점, 경영진-직원, 교수-대학원생, 건물주-세입자 등 경제적으로나 사회적으로 지위 격차가 있는 관계에서 갑의 횡포는 쉽게 발견됩니다.
서울대 인권센터가 발표하는 학내 인권 실태조사 결과를 보면 대학원생이 출장 간 지도교수 빈집에 가 개밥을 줬다는 증언이 나옵니다.
교수가 이사하면 이삿짐을 나르는 것은 물론, 아들 생일파티 준비를 돕고자 풍선 부는 일까지도 해봤다고 합니다.
갑의 횡포라는 말이 빈번하게 쓰이기 시작한 시점은 N사의 '밀어내기' 사태가 있었던 지난해 5월입니다.
N사의 한 영업사원이 3년 전 대리점 주인에게 남은 물량을 사들일 것을 요구하며 폭언·욕설을 하는 음성 파일이 공개돼 파문이 일었습니다.
같은 달, 전통주 제조업체인 B사의 대리점주인이 본사의 물량 밀어내기 압박을 이겨내지 못하고 자살하는 일까지 발생했습니다.
이때부터 정치권에서는 여야를 막론하고 갑의 횡포를 방지하겠다는 법안을 잇달아 발의하기 시작했습니다.
대기업 임원이 서비스업 종사자들을 하대하는 일도 빈번하게 발생했습니다. 욕설은 물론이거니와 폭력까지 서슴지 않았습니다.
지난해 4월에는 P사 임원이 미국으로 가는 대한항공 비행기 안에서 라면이 제대로 익지 않았다며 들고 있던 잡지로 승무원의 얼굴을 때리는 폭행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중견 베이커리 업체인 A사의 K 회장은 한 호텔 주차장에서 차를 빼달라고 호텔 직원이 요청하자 욕을 하며 장지갑으로 뺨을 때렸습니다.
의류업체 C사의 K 회장은 지난해 9월 탑승 시각을 지키지 못해 비행기를 탈 수 없게 되자 항공사 용역직원에게 욕을 하고 신문지로 뺨을 쳤습니다.
8일 논란이 된 조현아 대한항공 부사장은 자신이 주주인 회사가 고용한 직원에게 '횡포'를 부렸다는 점에선 위에 거론된 경영자들과는 다르지만, 애꿎은 승객들까지 피해를 봤다는 점에선 사태가 더 심각합니다.
한진그룹 조양호 회장의 큰 딸인 조 부사장은 미국 뉴욕 JFK 공항에서 기내 승무원 서비스에 불만을 품고 고함을 지르며 책임자를 비행기에서 쫓아냈습니다.
그 탓에 이륙하려고 활주로로 이동하던 대한항공 항공기가 게이트로 다시 돌아가면서 출발이 지연됐습니다.
경제개혁연대 소장인 김상조 한성대 교수는 "총수일가가 고용 계약관계에 있는 상대방을 신분적인 상하관계로 인식한 전근대적인, 봉건적인 인식의 발로로 보인다"고 설명했습니다.
김 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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