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대 할아버지가 장애를 가진 4살짜리 손자와 함께 음독자살을 시도하는 사건이 벌어졌습니다.
할아버지는 중태에 빠졌고, 4살 손자는 안타깝게도 사망했습니다.
강진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부산의 한 아파트.
지난 7일 77세 할아버지와 4살 손자가 음독하는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두 사람은 방안에 나란히 쓰러져 있었고, 그 옆으로는 농약이 놓여 있었습니다.
편지글 형식의 유서에는 "손자 때문에 세 가정이 너무 고생을 한다. 모두 편하기 위해 애를 데리고 간다"는 내용이 적혀 있었습니다.
맞벌이를 하는 아들 내외와 함께 살면서, 사돈의 도움까지 받으며 장애 손자를 돌봤지만, 주변에는 장애 손자를 가진 내색을 하지 않았습니다.
▶ 인터뷰 : 마을 주민
- "나는 몰랐죠. 사망 소식도 오늘 듣는 게 처음인데…."
▶ 인터뷰 : 마을 주민
- "장애 손자를 키워도 우리는 진짜 몰랐어요. 모릅니다."
온 가족이 손자에게 매달렸고, 그런 손자와 가족을 바라보는 할아버지의 고통은 커져만 갔습니다.
결국 손자가 성장할수록, 더 힘들어질 가족 생각에 극단적인 선택을 하게 된 겁니다.
▶ 인터뷰(☎) : 부산 동래경찰서 담당 경찰관
- "작성한 유서가 여러 장 되거든요. 날짜가 빠른 건 작년 7월, 그러니까 이전부터 결심하고 있었던 겁니다."
하지만, 손자만 사망하고, 할아버지는 중퇴에 빠진 상황.
손자를 사랑한 할아버지의 잘못된 선택이 주위를 더욱 안타깝게 하고 있습니다.
MBN 뉴스 강진우입니다.
영상취재 : 진은석 기자
영상편집 : 윤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