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경찰병원에서 몸에 부작용이 일으킬 수 있는 증류수를 환자들에게 잘못 투여했다는 보도 저희 MBN이 전해드렸는데요.
이미 지난해 4월 증류수 투여사실을 파악하고도 담당직원들이 입을 맞춰 허위 보고서를 올렸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이도성 기자의 단독 보도입니다.
【 기자 】
지난해 4월 경찰병원 김 모 계장은 MRI실에서 증류수가 사용됐다는 사실을 파악해 보고합니다.
식염수를 두는 위치에 증류수가 놓인 점을 이상히 여겨 담당 직원에게 물어보니, 이를 환자들에게 투여했다는 겁니다.
이렇게 증류수가 투여된 환자는 120여 명.
실수이긴 했지만, 의료 사고가 일어난 상황.
그런데 며칠 뒤, MRI실 직원들은 완전히 다른 내용의 보고서를 병원 수뇌부에 올립니다.
MBN이 단독 입수한 경찰병원 내부 보고서를 보면, '환자에게는 주사용 증류수를 사용하지 않았다'는 내용이 버젓이 들어가 있습니다.
MRI실에 근무하는 담당자 4명이 이 내용을 확인했다며 서명까지 했습니다.
이는 모두 거짓, 조직적인 은폐가 있었던 겁니다.
이런 사실은 지난해 말 경찰청 감찰 결과 드러났습니다.
허위보고서에 서명했던 직원 가운데 한 명은 지난해 10월 국정감사에서 증인으로 출석해 거짓증언까지 했습니다.
▶ 인터뷰 : 임 모 씨 / 경찰병원 MRI실 (지난해 10월)
- "처음부터 사용한 적이 없었기 때문에 사용했다는 이야기는 하지 않았습니다."
당시 강신명 경찰청장 역시 "증류수 투여 사실이 확인되지 않았다"고 국회에 보고했습니다.
이런 사실이 드러났는데도 관계자들에 대한 징계는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습니다.
▶ 인터뷰 : 경찰병원 관계자
- "저희도 (감찰보고서가) 나왔다는 얘기만 들었어요. 지금 구체적으로 (징계절차를) 하고 있는 건 없습니다."
명백한 의료 사고를 조직적으로 숨긴 직원들은 지금도 그 자리에서 정상근무를 하고 있습니다.
MBN 뉴스 이도성입니다. [ dodo@mbn.co.kr ]
영상취재: 한영광 기자
영상편집: 박기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