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병원 전문의가 간호사를 폭행해 물의를 빚은 가운데 사건 발생 한 달이 지나도록 학교 측은 징계위원회를 한 번도 열지 않아 비판이 일고 있다.
경남 양산경찰서는 폭행과 상해 혐의로 양산부산대학교병원 전문의 A 교수를 불구속 입건해 지난 15일 검찰에 기소 의견으로 송치했다고 28일 밝혔다.
A 교수는 지난해 12월 5일 오전 관상동맥 우회술을 하러 수술실에 들어갔다가 실수를 했다는 이유로 간호사 김모(28)씨 다리를 걷어찬 혐의를 받고 있다.
A 교수와 함께 일한 간호사 등은 평소에도 A 교수가 상습적으로 욕설이나 폭언을 했다고 주장했지만 날짜와 장소가 특정되지 않아 혐의에서는 제외됐다.
이 병원에서 2008년부터 재직한 A 교수는 지난달 19일 폭행 사실이 노조를 통해 언론에 공개되자 "당시 업무 스트레스가 큰 상태에서 성질을 못 이기고 포악한 짓을 했다"며 잘못을 인정했다.
해당 병원은 A 교수가 폭행 사실을 인정한 당일 A 교수의 보직을 모두 해임했다.
그러나 A 교수가 사건 직후 잘못을 곧바로 인정했고 사건이 발생한 지 한 달이 넘었는데도 징계위원회는 한 차례도 열지 않아 병원과 학교 측이 징계에 미온적 입장을 보이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때문에 현재 A 교수는 병원에서 진료업무를 정상적으로 보는 반면 그로부터 폭행당한 간호사는 우울증으로 병가를 낸 뒤 아직 병원에 복귀하지 못 하고 있다.
A 교수에 대한 징계 여부와 수위를 결정할 부산대학교 측은 "A 교수가 소속된 부산대 의학전문대학원으로부터 정식 징계 요청 공문이 1∼2일 전쯤에야 접수됐다"며 "그간 대학원 측도 진상조사를 하느라 시간이 걸린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공문을 접수한 뒤 징계위원회를 열고 징계 수위를 정하려면
노조 측은 "조속한 징계를 요청했지만 학교에서는 소극적 대처로 일관하고 있다"며 "'시간 끌기'라는 의심을 지울 수가 없다"고 지적했다.
[매경닷컴 디지털뉴스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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