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세며 에스컬레이터 내려오다 사고…"그래도 배상"

【 앵커멘트 】
에스컬레이터 틈에 손이나 발이 끼이는 사고,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는데요.
이같은 사고 책임은 누구에게 있을까요?
에스컬레이터 사고로 발가락이 절단된 피해자가 서울메트로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는데 법원은 피해자의 손을 들어줬습니다.
전정인 기자입니다.


【 기자 】
지난 2011년 2월 서울 지하철 2호선 역삼역.

36살 오 모 씨는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내려가다 불의의 사고를 당했습니다.

에스컬레이터 틈 사이로 구두가 빨려 들어간 겁니다.

이 사고로 오 씨는 오른쪽 발가락 5개가 절단됐습니다.

사고 당시 에스컬레이터 발판을 지탱하던 고정장치가 파손돼 있었지만, 앞서 시설 점검을 했던 서울메트로 측은 이런 사실을 알지 못했습니다.

오 씨는 관리를 제대로 하지 않은 서울메트로 측에 책임이 있다며 손해배상 소송을 냈습니다.

하지만, 서울메트로 측은 오 씨가 손잡이를 잡지 않고 돈을 세면서 걸어 내려갔다며 오 씨의 과실이라고 맞섰습니다.

법원은 오 씨의 부주의보다 서울메트로 측의 책임이 더 크다고 판단했습니다.

재판부는 안전 점검을 게을리해 사고가 난 만큼 서울메트로 측에 책임이 있다며 오 씨에게 6천6백만 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습니다.

다만, 오 씨가 조금 더 조심했다면 사고를 피할 수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며 서울메트로 측에게 80% 책임만 물었습니다.

MBN뉴스 전정인입니다.

영상편집 : 양성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