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의 한 아파트 인근 옹벽이 붕괴돼 차량 수십대가 콘크리트와 토사에 매몰되고 파손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매몰된 차량은 밤사이 주차된 차량들로 아직까지 인명 피해는 발생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5일 오전 3시 49분께 광주 남구 봉선동 대화아파트 뒷편 높이 15m, 길이 200m 옹벽 가운데 30m가량이 붕괴됐다. 옹벽이 붕괴되면서 무너진 콘크리트와 토사 1000t가량이 바로 옆에 주차된 차량 30∼40대(소방당국 추정)를 덮쳤다.
사고 직후 소방당국, 경찰, 공무원 등 인원 124명이 동원돼 중장비 15대를 투입, 무너진 토사를 치우고 차량과 특히 혹시 모를 인명 피해 여부를 확인하고 있다. 피해 차량들은 이 아파트 주민들이 주차 공간이 부족해 밤사이 세워둔 것으로 현재까지는 차량 내부에 머문 사람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 등은 인명 피해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인근에 설치된 CCTV를 분석 중이다.
이 아파트는 1993년 9월 준공됐으며 붕괴된 옹벽도 같은 시기 인근 제석산 자락의 토사가 흘러내리는 것을 막기 위해 만들어졌다. 이 옹벽은 15m에 달하는 높이와 90도에 가까운 경사에도 불구하고 안전사고 예방 관리·점검 대상인 재난취약시설로 지정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나 시설 관리에 허점이 제기됐다. 축대와 벽, 급경사지 등 붕괴 위험 등이 큰 시설에 대해서는 해당 지방자치단체소관으로 책임자가 별도로 지정되고 특별 관리·점검을 받는다. 해당 지자체는 시설별 상태를 5단계로 구분해 등급에 따라 집중 관리한다. 특히 얼었던 지반이 녹으면서 동결과 융해가 반복되면서 축대, 옹벽, 급경사지 등이 붕괴해 안전사고 발생이 높은 시기인 해빙기에는 재난취약시설에 대해 집중 관리를 벌인다.
당국은 사고 현장과 가까운 아파트 102동과 103동 입주민 165세대를 긴급 대피시켰다. 일부 입주민은 인근 초등학교에서 머무르고 있다.
주민들은 날이 밝자 출근하기 위해 다시 아파트를 찾았으나 추가 붕괴 우려로 현장이 통제돼 생필품을 가지러 들어가지 못하고 인근에 머무르고 있다.
경찰과 소방·행정 당국은 옹벽이 추가로 붕괴될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해 현장 진입을 막고 있다. 현장 수습이 끝나는 대로 정확한 사고 경위를 조사할 방침이다.
남구는
[매경닷컴 디지털뉴스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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