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열차단기능 없는 불량 전기담요 수억원대 유통한 일당 검거

전기담요 과열로 인한 안전 사고가 해마다 증가하는 가운데, 과열 차단 기능이 없는 불량 전기담요를 대량으로 유통한 일당이 경찰에 검거됐다.
23일 서울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전기용품안전관리법 위반 혐의로 경기 광주 소재 전기요 제작 O업체 대표 김모씨(35)와 전무 신모씨(58)를 불구속 입건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김씨 등은 2012년 4월부터 올해 1월까지 '온도퓨즈'가 없는 부적합 온도조절기를 장착한 전기요 4만3355개를 제조·판매해 6억1000만원의 상당의 수익을 올린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이 만든 불량 전기담요는 인터넷 오픈마켓과 18개 거래업체, 일본과 베트남 등 해외로 수출까지 됐다.
온도퓨즈는 특정 온도 이상 전기요가 과열되면 전기 회로 닫는 온도조절기 부품이다. 온도퓨즈가 없으면 전기요가 과열로 화상을 입거나 화재가 발생할 위험이 커진다. 실제로 우리플러스의 제품 가운데 온도조절기 고장이나 과열 현상으로 지난해 4월부터 지난 달까지 수리·반품 요청이 들어온 것만 3000여건에 달한다.
김씨 등은 온도조절기 단가를 낮춰 이윤을 높이기 위해 이같은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알려졌다. 온도퓨즈를 뺀 온도조절기는 개당 3200원 선으로, 4600원 선인 정상 온도조절기에 비해 1400원 싸다.
또 이들은 온도퓨즈가 장착된 정상 제품으로 국가기술표준원 산하 한국기계전기전자시험연구원의 안전 인증을 받고, 실제 판매할 때는 불량 제품을 쓰는 수법을 썼다. 구매자들을 속이기 위해 공산품 품질 인증 마크 'Q마크'까지 붙여 팔았다.
경찰은 해당 업체 창고를 압수수색해 온도조절기 385개를 압수했으며 관할 지자체에 통보해 이미 유통된 제품은 수거·폐기토록 할 계획이다.
경찰 관계자는 "현행 규정상 전기담요 완제품은 안전인증을 받지만, 온도조절기는 별도 인증 절차가 없어 김씨 등이 범죄를 저지르는 빌미가 됐다”며 "전기제품의 중요부품에 대한 별도 인증 절차를 마련하는 등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백상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