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MBN |
충남 천안의 한 아파트에서 일가족 등 4명이 흉기에 찔려 1명이 숨지고 3명이 크게 다쳤습니다. 경찰은 살인 등 혐의로 30대 남성을 붙잡아 조사하고 있습니다.
23일 경찰과 소방당국에 따르면 이날 아침 천안 서북구 직산읍 한 아파트 8층 박모 씨 집 안에 고모 씨가 들이닥쳐 박씨 일가족 3명을 흉기로 찌르고서 달아났습니다.
충남도소방본부는 이날 오전 7시께 아파트 경비원 등으로부터 119 신고를 접수하고 현장에 출동했다고 전했습니다.
박씨는 구급대원에 의해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숨졌다. 박씨의 부인과 딸은 큰 상처를 입어 인근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습니다.
박씨 일가족은 전날 이 아파트에 새로 이사 온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이 아파트 같은 동 6층에서도 윤모 씨가 흉기에 찔려 피를 흘린 채 쓰러져 있다가 병원으로 옮겨졌습니다.
소방본부 측은 "(윤씨) 집에 있던 나이가 어린 아이 2명도 함께 병원으로 이송했다"고 설명했습니다.
경찰은 박씨 등에게 흉기를 휘두른 고씨를 사건 현장 인근에서 붙잡았습니다. 고씨는 해당 아파트 거주민인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6층에서 발견된 여성은 고씨의 부인인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경찰은 고씨가 박씨 일가족과 자신의 부인을 잇달아 흉기로 찌른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경찰은 현장 감식을 통해 고씨가 이날 아침 6층 자신의 주거지에서 8층 피해자 집까지 베란다 쪽에 설치된 가스배관을 타고 올라간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고씨는 최근 피해망상 증세를 보인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그는 자신의 부인에게 '도청장치를 해 누군가 나를 감시한다', '누군가에게 위협을 받고 있다' 등의 말을 하며 지난 21일 경찰에 6차례 신고 전화를 걸기도 한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피해자인 박씨 가족과 다툼을 벌이거나 특별히 사이가 좋지 않을 만한 상황은 없었던 것으로 경찰은 파악했습니다.
천안서북서 김양효 형사과장은 "고씨가 현재 횡설수설하고 있
김 과장은 이어 "정황상 (고씨의) 마약이나 약물 복용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어서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감정을 요청할 계획"이라고 덧붙였습니다.
경찰은 국과수에 시신 부검을 의뢰하는 한편 살인 등 혐의로 고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할 예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