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산 원가를 낮추기 위해 화재사고를 방지하는 핵심부품을 빼고 전기요를 만들어 온 업체가 적발됐습니다.
이런 일이 가능했던 건 당국의 허술한 안전 인증 절차 때문이었습니다.
이병주 기자의 보도입니다.
【 기자 】
겨울철이면 어김없이 발생하는 전기장판 화재사고.
대부분의 경우는 전기제품이 과열돼 발생한 것으로,
이런 사고를 막기 위해 일정 온도 이상으로 올라가지 못하게 하는 장치를 부착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원가를 낮추려고 이 핵심부품을 빼고 전기요를 만들어 온 업체가 적발됐습니다.
정상적인 제품은 장판의 온도가 95℃를 넘지 않게끔 돼 있지만, 불량제품의 경우는 100℃가 넘어도 작동됩니다.
화재 등의 사고위험성이 커질 수 밖에 없는 겁니다.
▶ 인터뷰(☎) : 김 모 씨 / 피해자
- "열선 모양대로 그을린 것처럼 갈색으로 변한 것 보고 나서 불날 수 있겠구나 해서 안 썼거든요."
이 업체는 이런 불량 전기요 4만여 개를 팔아 6억여 원을 챙겼습니다.
3년 동안이나 불량제품을 팔 수 있었던 건 허술한 안전 인증절차 때문이었습니다.
▶ 스탠딩 : 이병주 / 기자
- "해당 업체는 정상 제품으로 관련기관의 안전 검사를 받은 뒤 다른 불량품들에도 품질보증 마크를 넣어 유통시켰습니다."
서너개의 제품만 제대로 작동하면 안전 검사를 통과할 수 있다는 점을 노린겁니다.
▶ 인터뷰 : 임몽수 / 서울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 팀장
- "안전 인증을 받을 때는 전수를 인증 받는 게 아니고 몇 개만 샘플로 확인하기 때문에, 전체를 보지 못하는 맹점이 있죠."
허술한 감독으로 피해를 본 건 결국 소비자로, 지난 1년 동안 3천여 건의 불만신고가 접수됐습니다.
경찰은 해당제품을 전량 회수하고 폐기할 것을 관련부처에 통보했습니다.
MBN뉴스 이병주입니다.[freibj@mbn.co.kr]
영상취재 : 양현철 기자
영상편집 : 서정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