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곡동 80대 자산가 살해 사건을 수사 중인 경찰이 용의자를 특정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함모(88·여)씨는 25일 오후 4시 50분께 자기 소유의 강남구 도곡동 주택 2층 방에서 두 손이 묶인 채 시신으로 발견됐습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부검결과 사인은 '경부 압박에 의한 질식사'였다. 누군가에게 목이 졸려 살해됐다는 것입니다.
27일 서울 수서경찰서 관계자는 "2층 주택 현관을 직접 비추는 CCTV가 없어서 관련 영상이 확보되지 않았다"고 말했습니다.
함씨의 집 주변 골목에는 집에서 30∼40m 떨어진 양측 입구에만 CCTV가 달려 있고, 골목 내부에는 제대로 작동되는 CCTV가 없었다는 것입니다.
이에 경찰은 함씨가 마지막으로 목격된 23일 오후부터 시신으로 발견된 25일 오후 4시 50분 사이 이 골목을 지난 행인들을 하나하나 확인하고 있습니다.
경찰은 주변 차량에 설치된 블랙박스 영상도 확보해 분석했지만 영상 저장 기간이 짧게는 50분에서 하루 정도밖에 되지 않아 도움이 되지 못했습니다.
아울러 집에서 다수의 지문이 나왔지만, 함씨가 아닌 다른 사람의 지문은 많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경찰은 이중 한 명의 신원을 파악해 행방을 찾고 있습니다.
다만 경찰 관계자는 "아직은 현장에서 나온 많은 지문 중 한 개일 뿐이어서 당장 이번 사건과의 연관성을 말하기는 이르다"면서 "단서가 많지 않은 만큼 범위를 상당히 넓게 잡고 수사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경찰은 함씨가 "보름전쯤 검은 모자와 마스크 차림의 젊은 남성이 집에 들어오려 해 소리를 질러 쫓아낸 적이 있다"고 말했다는 가족과 이웃들의 진술에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하지만 경찰은 함씨에게 특별히 원한을 가질 인물
함씨는 거주하던 2층 주택 외에도 40평형대 대형 아파트 등 주택 5채를 보유한 자산가로 알려졌습니다.
경찰은 "6년전쯤 남편을 잃고 홀로 살아온 함씨는 자녀는 없지만 조카가 20명이나 된다"면서 "조카 전원을 불러 조사할 방침"이라고 밝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