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직원을 사칭해 노인들을 직접 찾아가 돈을 뜯어낸 보이스피싱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습니다.
한 달 동안 2억 원이 넘는 돈을 가로챘는데, 현역 공익근무요원이 포함된 20대 초반의 동네친구들이 벌인 일이었습니다.
이도성 기자입니다.
【 기자 】
검은 손가방을 든 남성이 아파트단지 안으로 걸어갑니다.
건물 안으로 들어온 이 남성.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가더니, 얼마 뒤 다시 내려와 단지 밖으로 사라집니다.
27살 안 모 씨 등은 중국 보이스피싱 조직에 속아 현금을 찾아놓은 피해자들을 직접 찾아가 돈을 챙겼습니다.
▶ 스탠딩 : 이도성 / 기자
- "이들은 미리 위조한 금융감독원 사원증을 들고 피해자의 집으로 직접 찾아갔습니다."
가짜 신분증으로 피해자들을 안심시키고 나서 가로챈 돈이 지난해 11월 말부터 한 달 동안 무려 2억 5천여만 원.
주로 혼자 사는 노인들을 범행 대상으로 삼았습니다.
▶ 인터뷰 : 보이스피싱 피해자
- "무슨 은행이래요. (돈을) 찾으라고 하더라고요. 자기가 (안전하게) 보관해주겠다고. 아침 일찍 전화가 오고, 정신없이 하니까. (보이스피싱인 줄) 몰랐어요."
알고 보니 이들은 모두 20대인 동네친구들.
현직 공익요원인 안 씨가 국내 총책을 맡아 친구들에게 방문과 인출 등 역할을 나눠줬습니다.
▶ 인터뷰 : 정 모 씨 / 피의자
- "친구가 '일자리가 있는데 같이 서울로 가자'고, 그냥 돈 찾는 일이라고. 돈만 찾으면 된다고…."
친구 따라 서울 왔던 철없는 20대들은 나란히 철창신세를 지게 됐습니다.
MBN 뉴스 이도성입니다. [ dodo@mbn.co.kr ]
영상취재: 최대웅 기자
영상편집: 박기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