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오전 6시 인천해경안전서 전용부두를 출발해 3시간 여 달려 도착한 인천시 옹진군 소청도 남쪽 꽃게어장(B구역). 봄 꽃게잡이(4~6월) 를 일주일 앞둔 이 곳은 고요하다 못해 적막하기 까지 했다.
인천해양경비안전서 관계자는 “4월부터 꽃게잡이가 시작되는데다 중국어선들도 꽃게철이 아닌 것을 알아 아직은 어장이 텅 비어있는 상태”라고 전했다.
중국어선 60여 척이 NLL 근방에서 간을 보고 있긴 하지만 우리 어장으로 넘어와 불법 조업을 하는 경우는 없다고 했다.
하지만 1시간여 더 달려 도착한 대청도에서는 본격적인 꽃게잡이를 앞둔 어민들의 긴장감이 역력했다. 작년에 이어 중국 어선들의 집단 불법 조업을 걱정하는 목소리가 컸다.
배복봉 대청어민협회장(56)은 이날 어민 의견을 듣기 위해 섬을 찾은 윤병두 인천해경 서장에게 “2년 전 100척 미만만 들어오던 중국어선이 작년 11월엔 1000여척이 내려와 큰 도시를 방불케 했다”면서 “중국어선들이 철선에 쇠창살을 달고 들어오면 우리 어선은 속수무책인 만큼 강력한 단속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능호 선진어촌계장은 “최근 5개월 동안 소득이 없어 4월 성어기 준비를 제대로 못하고 있는 실정”이라면서 “올해까지도 중국어선의 집단 불법 조업이 이어진다면 어민은 무너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실제로 세월호 침몰로 해경이 최대 위기를 겪던 지난해 6월부터 12월까지 서해 5도는 중국어선에 유린당했다. 2013년보다 4170척이 더 많은 2만9614척이 들어어 저인망 어선으로 바닥 밑까지 훑었다.
특히 백령도와 대청도 사이로 피항했던 중국어선들이 철수하면서 어구를 싹쓸이 하거나 기상이 악화된 틈을 타 어구를 훼손하는 일이 잦아지면서 지난해 서해5도에서만 어구훼손 14억 원, 92억 원의 어획량 손실이 발생했다. 참다 못한 어민들은 작년 11월 26일 정부에 대책 마련을 요구하며 해상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결국 해경이 서해 5도에서 강도를 높이고 있는 중국어선들의 불법 조업을 몰아내겠다고 선언했다. 경비 함정과 인력을 보강하고 총기 등 무기도 적극적으로 사용해 불법 조업을 사전에 차단하기로 했다.
당장 인천해경은 서해 5도 해역에 경비정 4대를 추가배치해 꽃게 조업철이 시작되는 다음달 1일부터 본격 가동할 예정이다. 이렇게 되면 인천 해역을 지키는 경비정은 총 7대로 늘어나고, 경비 인력도 100여명에서 150여명으로 늘어난다. 500t급 중형 함정 2척은 백령서방과 대청남방해역의 어장 3곳에 배치해 우리 어민의 조업 활동을 돕고, 연평도 해상에는 단속 전담 고속단정을 투입해 해군과 합동단속을 벌이기로했다.
대청도에 60t급 경비정을 상주시키고 단속 전담 특공대를 추가로 배치해 피항한 중국 어선들이 돌아갈 때 어구를 싹쓸이하는 일이 없도록 사전에 차단하기로
윤병두 인천해경 서장은 “경비함정과 인력의 전진 배치로 중국어선의 불법 조업 의지를 사전 차단할 계획”이라면서 “정지명령 무시 등 필요하다면 함포와 총기도 사용하겠다”고 말했다. “중국어선들이 피항했다 돌아갈 때도 경비함정을 따라 붙여 어구훼손을 원천 차단할 방침이다.
[대청도 = 지홍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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