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숀리’, ‘간고등어 코치’ 등 스타 헬스 트레이너들이 연예인 못지 않은 인기를 끌고 있지만, 이들의 화려한 모습 뒤에 가려진 ‘미생’ 트레이너들의 열악한 현실이 논란이 되고 있다.
몸매와 건강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헬스 트레이닝 시장이 커졌지만, 구직자들은 더욱 폭증했기 때문이다. 트레이너가 늘어나면서 이들의 근로 조건은 사실상 ‘열정 페이’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
대다수 헬스 트레이너들은 기본급 100만원 이하(하루 8~9시간 근무 기준, 월 2회 주말 근무 포함)를 받고, PT(개인지도) 수업에 대한 인센티브를 받는 형태로 계약한다. 70만~80만원의 쥐꼬리만한 기본급여를 제시하는 업체도 상당수다.
PT인센티브는 적은 기본급여를 보완하는 유일한 수단이지만 1시간 PT 수업료 4만~6만원 중 이들이 가져가는 인센티브는 1만2000~2만원에 불과하다. 때문에 어지간한 실적으론 월급 200만원을 채우기도 버거운 것이 현실이다.
인천의 한 헬스클럽에서 근무했던 트레이너 이모씨(29)는 “헬스클럽 내에서 PT회원 보유수가 상위권이었고, 한달에 PT를 100세션(100시간)씩 뛰었지만 기본급을 포함해 200만원 조금 넘는 월급을 받았다”며 “PT수업료의 70~80%를 헬스클럽 몫으로 떼기 때문”이라고 분통을 터뜨렸다. 그는 “50세션도 못 채워 150만원 이하의 급여를 받는 동료도 부지기수였다”고 덧붙였다.
‘PT 대기자가 줄을 섰다’는 식의 과장된 트레이너 구인광고에 속는 경우도 많다.
헬스클럽 트레이너 김모씨(27)는 “PT 수요가 많다고 해서 면접을 보러 갔더니 저녁 황금 시간대 이용 인원이 6명뿐인 경우도 있었다”며 “특히 헬스클럽 방문자가 적은 오전 근무 트레이너를 구하면서 PT로 고수익을 낼 수 있다고 광고하는 건 사기나 마찬가지”라고 비판했다.
헬스클럽 시장의 과포화로 인한 헬스클럽간 회원비 인하 경쟁도 트레이너들의 입지를 더욱 힘들게 만들고 있다.
사업자들 역시 어지간한 매출로는 초기 자본을 회수하기 어렵기 때문에 트레이너들을 당초 근로계약에는 포함되지 않았던 거리 전단지 배포에까지 투입하고 있는 것이다.
한 헬스클럽
익명을 요구한 한 트레이너는 “정부차원의 현실적인 정책이 있어야 헬스케어 시장의 미래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창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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