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구직 사이트에서 취업을 미끼로 여성을 유인해 성폭행한 40대 남성이 경찰에 붙잡혔다. 이 남성은 피해 여성들에게 일반 아르바이트와 비교해 2배가 넘는 시급을 주겠다고 속이고 집으로 유인해 범행을 저질렀다.
서울 서초경찰서는 지난 2014년 2월부터 2014년 11월까지 아르바이트 면접을 보러온 여성 9명을 강간 및 성추행한 혐의(상습강간 등)로 회사원 김모씨(45·남)를 구속해 검찰에 송치했다고 8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피해자인 대학생 A씨(21·여)는 아르바이트 자리를 구하기 위해 인터넷 구인사이트에 이력서와 연락처를 올렸다가 사고를 당했다.
지난해 10월 25일 A씨는 김씨로부터 “교통사고로 몸을 다쳐서 움직이기 어렵다”며 “간병인 아르바이트를 해 주면 시급을 1만원을 주겠다”는 문자 메시지를 받았다. 스스로 돈을 벌어 등록금을 마련해오던 A씨에게 시급 1만원짜리 아르바이트는 놓칠 수 없는 기회였다.
김씨는 면접을 보러 오라며 A씨를 자신의 집으로 유인했다. 이후 김씨에게 소주와 맥주를 섞은 이른바 ‘폭탄주’를 마시게 한 뒤 몸을 제대로 가누지 못하는 A씨를 강제로 추행하고 성폭행했다.
김씨는 이 같은 수법으로 여성 9명을 상습적으로 강간한 혐의를 받고 있다.
김씨의 성폭력 범죄는 이뿐만이 아니었다. 김씨는 지난 2013년 8월 자신의 아파트나 숙박업소 등에서 여성 8명을 성폭행한 뒤 피해자의 알몸 사진을 휴대전화 카메라로 촬영해 보관했다.
경찰 조사 결과 피해자들은 적은 술을 마시고 의식을 잃거나 정신이 혼미해졌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김씨가 약물을 이용했을 가능성을 조사하고 있다.
김씨와 관련한 사건을 경찰이 조사한 결과, 인터넷 구직 사이트에서 여성 구직자들은 성범죄자들의 범행 대상에 쉽게 노출될 수 있는 구조였다.
김씨는 지난해 10월 지인이 운영하는 회사의 사업자등록번호를 도용해 대형 구인·구직 사이트에 기업회원으로 가입했다. 김씨는 이후 여성회원 6000명의 이력서를 열람하고 이 가운데 3000명에게
경찰 관계자는 “인터넷 구인사이트에서 피해자들의 개인 신상정보가 규제 장치 없이 노출된 점을 악용한 범죄”라며 “추가 피해를 막기 위해서는 법적 규제장치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서태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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