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가운 로펌의 이미지는 잊어라’
고객의 승리를 위해서라면 한치의 양보없는 다툼을 벌이는 로펌들이 법정 밖에선 사회공헌 기능을 강화하는데 힘쓰고 있다.
태평양 산하 재단법인 동천(이사장 이정훈 변호사)은 지난해 12월 로펌 재단법인 최초로 대한민국인권상을 받았다.
동천은 2009년 6월 국내 로펌 최초로 태평양이 설립한 공익활동 전담 법인이다. 4명의 전담변호사와 240여명의 태평양 소속 변호사들이 사회적 약자를 위한 공익소송을 수행하고, 형편이 어려운 인권단체들을 위하여 무료 법률자문을 해왔다.
지난해 7월에는 한 아파트 경비원을 대리해 “제설작업을 하다 넘어져 의족이 부서졌다면 업무상 재해”라는 대법원 판결을 이끌어낸 바 있다. 장애인들의 신체 일부인 의족이 파손됐다면 이 역시 산업재해에 해당한다고 법원이 처음으로 인정한 것이다.
아예 장애인 고용에 직접 나선 곳도 있다.
김앤장은 최근 장애인 일자리 창출을 위해 자회사 형태로 ‘㈜K&C가람장애인인쇄공방’을 설립했다.
국내 로펌이나 회계법인 등 전문가그룹에서 장애인 표준사업장을 연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충무로에 위치한 K&C가람장애인인쇄공방은 지난 3월 장애인 표준사업장 인증을 받았으며, 현재 10명의 중·경증 장애인이 고용돼 있다.
향후 공공기관 등의 연구보고서, 백서 등의 인쇄 및 제지·제본을 주로 하며, 로펌 특성상 인쇄물의 수요가 많은 김앤장의 인쇄 및 출판을 일정부분 담당할 예정이다.
로펌은 대표적인 지식서비스 산업인 만큼 인재양성에도 적극적이다.
율촌은 지난해 공익사단법인 온율(이사장 신성택 전 대법관)을 설립하고 ‘방과 후 멘토링 프로그램 씨드스쿨 후원’ 등을 진행해왔다.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열심히 공부하는 다문화가정 청소년을 선정해 매년 장학금을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탈북자에 대한 관심도 높아 광장 공익활동위원회(위원장 최금락 고문)는 지난해 탈북청소년 대상 대안학교인 여명학교와 후원금 협약식을 체결했다. 지난해 사회공헌활동을 위한 사단법인 나눔과 이음(이사장 김용담 전 대법관)을 설립한 세종도 첫 사업으로 탈북 대학생을 지원하는 프로그램을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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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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