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채팅앱 이용한 ‘마약·난교파티’ 철퇴

스마트폰 채팅 앱을 통해 만나 마약을 투약하고 집단 성관계를 벌인 한 남녀 수십명이 경찰에 무더기로 검거됐다.
6일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채팅 앱을 이용해 필로폰을 구입·판매하고 투약한 혐의(마약류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등으로 신모씨(41)와 김모씨(27·여) 부부 등 9명을 구속하고 정모씨(32)등 18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 중 신씨 등은 지난해 8월부터 지난달까지 채팅앱 ‘즐톡’ ‘텔레그램’ 등으로 연락해 서로 신원을 모르게 하는 일명 ‘얼굴 없는 거래’ 방식으로 필로폰을 유통·판매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이 거래한 필로폰은 총 60g으로 시가 2억원 상당, 총 2000명이 동시에 투약할 수 있는 양이다. 신씨 등은 필로폰을 1g당 80만~140만원에 거래했다.
피의자 가운데 21명은 4~8명씩 서울 강남 등의 모텔이나 자택에서 모여 함께 필로폰을 투약하고 상대를 서로 바꿔가며 성관계를 하는 일명 ‘스와핑’을 하며 마약파티를 벌였다. 이들 중 남성은 9명, 여성은 12명으로 지인의 소개 등을 통해 가담했다.
이들은 먼저 무작위 채팅앱 즐톡에서 ‘술(필로폰을 뜻하는 은어) 아시는 분’ ‘필로폰을 투약하고 상대를 바꿔가며 성행위를 하자’는 등의 글을 올려 희망자를 구했다. 필로폰을 투약·구매하려는 사람들이 연락해오면 신원과 대화 내용이 노출되지 않는 채팅앱 텔레그램, 위챗 등을 통해 대화하며 필로폰을 거래하고 마약파티에 초대했다.
검거된 피의자는 마약 관련 전과가 있는 상습 마약사범은 물론, 마약 투약 경험이 전혀 없었던 모델 지망생 등 20대 여성도 상당수인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에 따르면 특히 마약 의존이 심했던 정씨의 경우 자신의 애인을 판매책에게 성관계 파트너로 제공하면서 대가로 마약을 건네받아 투약하기도 했다.
경찰은 판매책으로 활동하던 김모씨(62)의 차량에서 필로폰 50g을 압수하고, 아직 검거되지 않은 주 판매책 김모씨(40)와 최모씨(51)를 추적하고 있다.
경찰은 이들이 수사기관의 눈을 피해 개인정보를 입력하지 않고도 쓸 수 있는 채팅앱과 대포폰, 대포통장을 이용하고, 지하철역 물품보관함 등을 교환처로 썼다고 강조했다.
경찰 관계자는 “교도소에서 알게 된 마약사범끼리 직접 만나 돈을 받고 마약을 건네는 예전 방식 대신 채팅앱 등 온라인을 통한 마약거래가 빠르게 늘고 있어 단속이 어려운 실정”이라며 “유관기관과 긴밀한 공조수사로 온라인 마약 거래 확대를 막기 위해 단속을 강화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백상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