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억대의 돈을 횡령한 혐의로 지명수배된 남자가 순찰 중인 경찰을 보고 도주하다 붙잡혔습니다.
경찰이 자신을 잡으러 온 줄 착각한 건데요 도둑이 제발 저린다는 말이 이런 경우를 두고 하는 말인 것 같습니다.
우종환 기자입니다.
【 기자 】
서울 역삼동의 한 PC방.
지난 14일 오후 3시쯤 순찰 중인 경찰이 들어오자 갑자기 한 남성이 휴대전화를 들고 친구가 아프다며 일어납니다.
▶ 인터뷰 : PC방 종업원
- "드물게 한두 달에 한 번 오던 손님인데 게임하고 있다가 (경찰이 오니 일어나…)"
경찰이 급하면 데려다 주겠다고 말하자 남성은 갑자기 뛰쳐나갔습니다.
▶ 스탠딩 : 우종환 / 기자
- "PC방 밖으로 나온 남성은 2백여 미터 도주하다 발을 헛디뎌 넘어진 뒤 경찰에 붙잡혔습니다."
신원을 묻자 다른 사람의 주민등록번호를 말하며 버티던 남성.
재촉 끝에 경찰이 신분증을 받아내 확인해보니 이 남성은 지난 2012년 15억대 횡령 혐의로 수배 중인 44살 정 모 씨였습니다.
▶ 인터뷰(☎) : 서봉국 / 서울 강남경찰서 역삼지구대
- "그 사람이 물어보더라고요. 저한테. 누가 자기 여기 있는 거 신고해서 왔냐고…"
3년이나 숨어다니던 수배범은 경찰을 보고 제풀에 놀라 도망치다 결국 덜미가 잡혔습니다.
MBN뉴스 우종환입니다. [ ugiza@mbn.co.kr ]
영상취재 : 배완호 기자
영상편집 : 오재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