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암으로 투병 중인 아버지에게 흉기를 휘두른 20대 여성이 경찰에 붙잡혔습니다.
평소 가족을 제대로 돌보지 않았던 아버지에 대한 미움과 간병 스트레스 때문에 이런 짓을 저질렀다고 합니다.
김종민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서울 안암동의 한 대학병원.
지난 6일 오후 이곳에 경찰관들이 들이닥쳤습니다.
21살 여성 김 모 씨가 암 투병 중이던 자신의 아버지에게 흉기를 휘둘렀다는 신고가 접수됐기 때문입니다.
▶ 인터뷰(☎) : 병원 관계자
- "가위와 식도, 과도죠, 그게 발견이 됐다고 하고, 바로 경찰을 불러서 연결했다고 하고요. "
▶ 스탠딩 : 김종민 / 기자
- "김 씨는 아버지의 얼굴에 이불을 덮은 채로 범행을 저질러 큰 부상으로 이어지지는 않았습니다."
2년 전 간암 판정을 받은 뒤 척추까지 암세포가 전이돼 하반신이 마비된 아버지의 병 간호는 둘째 딸 김 씨의 몫이었습니다.
어머니는 이혼해 별거 중인데다, 언니는 결혼을 앞두고 분가해 아버지의 간병을 맡을 사람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평소 우울증을 앓아왔던 김 씨는 가족을 돌보지 않고 경제적 어려움에 처하게 했던 아버지에 대한 불만과 간병 스트레스를 참지 못하고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 인터뷰(☎) : 경찰 관계자
- "사업실패하고 아버지가 뒷바라지를 잘 못했을 거 아니에요. 갑자기 보기 싫어서 이불을 씌웠다고 하더라고요."
간암 증세가 악화된 김 씨의 아버지는 결국 며칠 전 세상을 떠났습니다.
경찰은 존속상해 혐의로 김 씨를 입건하고, 사건을 검찰로 넘겼습니다.
MBN뉴스 김종민입니다.
영상취재 : 임채웅 기자
영상편집 : 박기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