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환자가 169명에 달하지만 이들이 모두 다른 환자에게 바이러스를 전파한 것은 아닙니다.
보건복지부 중앙메르스관리대책본부가 그간 발표한 확진자 정보를 종합하면 21일 현재 2명 이상을 추가 감염시킨 메르스 확진자는 모두 6명입니다.
이 가운데 국내 첫 메르스 확진자인 1번 환자(68)는 평택성모병원에서 28명, 그리고 365열린의원과 아산서울병원에서 각각 1명씩 총 30명에게 메르스 바이러스를 추가 전파했습니다.
가장 많은 추가 감염자를 발생시켜 이른바 '슈퍼 전파자'로도 불리는 14번 환자(35)는 평택성모병원에서 1번 환자로부터 2차 감염된 후 삼성서울병원과 평택굿모닝병원에서 무려 80명의 3차 감염을 낳았습니다.
역시 평택성모병원에서 감염된 16번 환자(40)는 대청병원에서 13명, 건양대병원에서 10명 등 23명에게 바이러스를 옮겼습니다.
삼성서울병원에서 14번 환자와 접촉한 3차 감염자 76번 환자(75·여)는 사설 구급차 이송요원 2명과 강동경희대병원 3명, 건국대병원 2명 등 총 7명에게 바이러스를 전파했습니다.
이와 함께 15번 환자(35)는 한림대동탄성심병원에서 6명을, 6번 환자(71)는 서울아산병원과 여의도성모병원에서 각각 1명씩을 감염시켰습니다.
본의 아니게 바이러스 전파자가 된 이들 환자들의 공통점은 대부분 보건당국의 방역망에서 벗어난 채로 증상이 발현돼 무방비로 병원을 옮겨다녔다는 점입니다.
격리 관찰 상태이던 환자들은 비교적 증상 발현 초기에 검사와 진단을 받을 수 있었던 반면 이들은 호흡기증상 등이 악화해 전파력이 상대적으로 높아지는 중증단계에 접어들기까지 격리 치료를 받지 못한 것입니다.
실제로 이들 6명 가운데 완치돼 퇴원한 환자는 21일 현재 1명도 없습니다.
1번 환자와 14번, 15번, 16번 환자는 모두 지난달 확진을 받았음에도 여전히 치료를 받고 있으며, 6번 환자와 76번 환자는 치료 중 증상이 악화해 사망했습니다.
또 중증임에도 상대적으로 활동범위가 넓었다는 것도 이들의 공통점입니다.
비교적 젊은 나이인 14번 환자의 경우 삼성서울병원에 응급실에 입원한 첫날인 지난달 27일 휠체어 없이 링거 주사대에 의지해 응급실을 두 차례 벗어난 것이 CC(폐쇄회로)TV를 통해 확인됐습니다.
상대적으로 고령인 6번 환자나 76번
권준욱 중앙메르스관리대책본부 기획총괄반장은 "소위 '슈퍼 전파자'의 특징에 대해 아직 임상의학적으로 정리한 것은 없다"면서도 "환자가 일단 돌아다닐 수 있어서 활동범위가 넓은 경우에 노출범위도 더 넓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