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확진 환자 중 의료기관 내 감염으로 보기 어려운 사례들이 추가로 나타나고 있다. 확진자와 함께 집에 머물다 감염된 것으로 추정되는 사례로, 방역 당국이 ‘가족 간 감염’ 사례를 차단하기 위해 더욱 꼼꼼한 관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23일 보건복지부 중앙메르스관리대책본부에 따르면, 전날 확진 판정을 받은 175번 환자(74)는 평택굿모닝병원에서 간병인으로 일하다 메르스에 감염된 118번 확진자의 가족이다.
118번 환자는 굿모닝 병원이 폐쇄된 이후 경기도 용인시 자택에 머물렀다. 그는 지난 6일과 7일 음성 판정을 받았지만 이후 증세가 갑자기 심각해져 9일 아주대병원에 입원했고 지난 13일 사망했다.
방역 당국은 118번 환자와 함께 생활한 175번 환자의 메르스 감염 경로를 조사 중이라는 입장이지만, 아직 118번 환자의 감염 장소를 특정하지 못한 상태다.
175번 환자가 메르스 확진자가 발생하거나 거쳐 간 병원을 방문하지 않았다면, 118번 환자와 집에서 머물다 감염된 가족 간 감염 사례가 될 가능성이 크다.
가족 감염 가능성이 제기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 8일 확진 판정을 받고 15일에 퇴원한 88번 환자(47)는 6번 환자(71)의 사위로, 지난달 26일 서울아산병원과 여의도성모병원 방문에 동행했다가 메르스에 감염됐다.
삼성서울병원 응급실에 체류하다 어머니와 함께 메르스에 감염된 146번 환자(55)는 14번 환자(35)에게 노출된 지 16일만에 증상이 발현돼, 잠복기가 지나 메르스 환자가 발생한 것인지 가족 간 감염인지를 두고 논란이 일었다.
이에 대해 정은경 질병관리본부 질병예방센터장도 “146번 환자가 어머니와 같이 생활을 했기 때문에 어머니로부터 노출 가능성도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지난 21일 확진 판정을 받은 171번 환자도 아들과 남편이 각각 메르스 확진 판정을 받기 전인 지난달 30일부터 이달 11일까지 같은 집에서 살았기 때문에 삼성서울병원을 방문한 시기가 아니라 집에서 가족에게 메르스에 감염됐을 가능성이 큰 상황이다.
메르스 첫 발병국인 사우디아라비아도 전체 감염자의 10% 내외가 가족 간 감염인 것으로 나타나는 만큼, 메르스 추가 확산을 막으려면 자가
현재는 자가 격리자에게 ‘가족과 2m 이상의 거리를 유지하고 실내에서도 마스크를 써야한다’는 지침만 내려져 있지만, 이를 실제로 지키고 있는지 제대로 확인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매경닷컴 디지털뉴스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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