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려 80명을 감염시킨 것으로 알려진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14번 환자(35·남) 등 4명이 21~22일 건강을 되찾아 퇴원했다. 사망자는 더 늘어나지 않았지만 확진자는 3명 증가한 175명이 됐다.
23일 보건복지부 중앙메르스대책본부는 ‘슈퍼 전파자’로 알려진 14번 환자를 포함해 총 4명의 환자가 메르스 완치 판정을 받아 퇴원했다고 밝혔다. 이로써 메르스 퇴원자 수는 모두 54명으로 늘었다.
보건당국은 14번 환자가 지난달 27~29일 삼성서울병원 응급실에 머물면서 총 80명의 사람들을 감염시키며 ‘2차유행’을 일으킨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 환자는 입원 첫날 화장실, 엑스레이 촬영실 등 응급실 밖으로도 다니며 바이러스를 전파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14번 환자 본인도 국내 메르스 첫 환자인 1번 환자로부터 평택성모병원에서 전염된 ‘1차 유행’ 피해자다. 그는 2명 이상을 감염시킨 6명의 전파자들 중 가장 먼저 퇴원하게 됐다. 1번, 15번, 16번 환자는 아직 치료를 받고 있고 6번, 76번 환자는 증상 악화로 사망했다.
메르스 환자는 3명이 증가한 175명이 됐다. 요양보호사인 173번 환자(70·여)는 지난 5일 76번 환자와 함께 강동경희대병원 응급실을 방문한 환자 보호자다. 이 환자는 15일 증상 발생 후 개인병원들을 거쳐 17일 강동성심병원 진료 후 입원 상태에서 폐렴 증상이 나타나 20일 확진 판정을 받았다. 권덕철 중앙메르스대책본부 총괄반장은 “173번 환자가 들렀던 서울 강동구 목차수내과, 본이비인후과, 강동신경외과 등에서 환자와 접촉한 사람들을 파악해 격리조치하고 있다”며 “강동성심병원은 외래, 입원, 수술, 면회를 중단한 것은 물론 외래와 입원환자 병동을 폐쇄·소독했고 환자 접촉자를 파악해 격리조치를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난 12일 국민안심병원으로 지정된 강동성심병원은 병원 내 확진환자 발생으로 인해 국민안심병원 명단에서 제외하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174번 환자(74·남)는 지난 4, 8, 9일 삼성서울병원에 내원했던 환자다. 그는 삼성서울병원 방문 후 15일부터 근육통, 미열 등 증상으로 자택에 체류하다 22일 보건소 검사로 확진판정을 받았다. 당국 역학조사가 진행 중인 가운데 일각에서는 이 환자가 메르스 증상에도 불구하고 9일간 근무를 한 삼성서울병원 응급이송요원(137번 환자)으로부터 노출된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정은경 질병관리본부 질병예방센터장은 “174번 환자의 경우 다른 환자분과 외래에서 동선이 겹치는 부분이 있어 이때 노출된 것으로 파악된다”면서 “137번 환자와 연관됐을 가능성은 없다고 본다”고 밝혔다.
175번 환자(74·남)는 평택굿모닝병원에서 메르스에 감염돼 사망한 118번 환자(67·여) 남편이다. 이 환자에 대해서도 역학조사가 진행 중이다. 가족감염이 의심되는 사례로 보건당국도 이 점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정은경 센터장은 “175번을 간병했던 부인이 118번 환자로 확진이 됐다”며 “9일까지 부부가 자택에서 함께 지냈고 175번 환자는 10일 확진을
175명 환자 중 퇴원자 54명, 사망자 27명을 제외한 94명이 현재 치료를 받고 있으며 이 중 16명 상태가 불안정하다. 누적 격리해제자는 23일 현재 1만718명을 기록해 1만명을 넘어섰다.
[이영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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