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MBN |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이 노무현 전 대통령의 친형 노건평씨에게 특별사면을 부탁하고 5억원 가량으로 추정되는 경제적 이익을 제공한 정황이 포착됐습니다.
하지만 검찰은 금품거래 시점이 공소시효가 지났다고 판단하고 노건평씨에 대해 '공소권 없음' 결정을 내렸습니다.
검찰은 성 전 회장의 메모(성완종 리스트)를 통해 금품거래 의혹이 제기된 정치인 8명 중 불법 정치자금 수수 혐의가 확인된 홍준표 경남지사와 이완구 전 국무총리를 불구속기소하고 남은 6명은 불기소했습니다.
성 전 회장으로부터 전달받은 1억원을 홍 지사에게 건넨 윤승모 전 경남기업 부사장도 홍 지사의 공범으로 불구속 기소됐습니다.
이번 사건 수사 초기에 경남기업 회계 자료 등을 파쇄하고 자금지출 내역 등 증거물을 숨긴 혐의를 받는 박준호 전 경남기업 상무와 성 전 회장의 수행비서 이용기씨는 구속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습니다.
성완종 리스트 의혹을 수사한 검찰 특별수사팀(팀장 문무일 검사장)은 이 같은 내용의은 중간 수사결과를 2일 발표했습니다. 4월 12일 수사팀을 꾸리고 수사에 착수한 지 82일 만입니다.
검찰에 따르면 성 전 회장의 특별사면 로비 의혹과 관련해 노건평씨의 측근이 운영하는 H건설사에 경남기업이 하도급 금액을 과도하게 지급한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경남기업은 2007년 5월 H건설사와 27억여원의 하도급 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하도급 대금은 2009년 말까지 순차적으로 지급됐는데, 성 전 회장의 특사 결정 사흘 전인 2007년 12월28일 5억원이 증액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성 전 회장은 2007년 12월28일에 특사 대상자 74명에 포함되지 않았지만 같은 달 30일 청와대가 법무부에 성 전 회장에 대한 사면 건의를 올릴 것을 추가로 요구해 같은 달 31일 성 전 회장의 사면안이 통과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검찰은 경남기업이 H건설사에 계약 액수보다 더 지급한 5억원이 특별사면 대가로 보인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공소시효가 지난 것이어서 노건평씨에 대해 '공소권 없음' 결정을 내리기로 했습니다.
홍 지사는 옛 한나라당 대표 경선에 나섰던 2011년 6월에 1억원을, 이 전 총리는 충남 부여·청양 국회의원 재보선에 출마했던 2013년 4월에 3천만원을 성 전 회장으로부터 받고도 회계처리를 하지 않은 혐의로 기소됐습니다.
리스트 속 남은 6명 가운데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의 경우 금품거래 의혹 시점이 2006년이어서 공소시효를 완성함에 따라 '공소권 없음' 결정이 나왔고, 남은 5명은
금품거래 의혹이 제기된 새정치민주연합 김한길 의원과 새누리당 이인제 의원은 소환에 여러차례 불응함에 따라 결론을 내리지 못한 채 계속 수사하기로 했습니다.
검찰은 성 전 회장이 정치권에 금품로비를 벌인 정황을 구체적으로 기록했다는 비밀 장부를 파악하기 위해 수사 초반 수사력을 모았지만 그런 장부는 존재하지 않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설명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