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임금 6030원으로 결정…"턱없이 낮다" vs "중소기업 큰 부담"
↑ 최저임금 6030원/사진=MBN |
내년도 최저임금 시급이 올해보다 450원(8.1%) 오른 6천30원으로 결정됐습니다. 역대 최저임금 인상액으로는 최고 수준입니다.
하지만 최저임금위원회의 근로자위원들이 반발해 전원 퇴장한 가운데 의결된 인상안에 대해 노동계와 경영계 모두 잘못된 결정이라며 거세게 반발하고 있습니다.
최소 두자릿수 인상을 기대한 노동계는 저임금 노동자들의 생계난을 외면한 결정이라고 비판했고, 경영계도 영세기업의 부담을 늘렸다며 불만을 터뜨렸습니다.
최저임금위원회는 8일 12차 전원회의를 열어 내년 최저임금 인상안을 의결했습니다.
인상 폭은 작년 7.1%(370원)보다 약간 높은 수준입니다. 내년 최저임금 시급을 월급으로 환산하면 126만270원(월 209시간 기준)입니다.
이번 회의에는 공익위원 9명, 사용자위원 9명, 근로자위원 9명 등 전체 27명의 위원 중 근로자위원들이 불참했습니다. 공익·사용자 위원 중 소상공인 대표 2명은 퇴장하고 16명이 투표에 참여해 15명이 찬성표를 던졌습니다.
최저임금 의결을 위해선 전체 위원 과반 투표에 참여자 과반이 찬성해야 합니다.
정부는 저임금 근로자 342만명이 이번 인상안에 영향을 받을 것으로 추산했습니다. 하지만 노동계는 500만∼700만명의 노동자가 영향을 받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2010년 이후 연도별 최저임금 인상률은 2.75%(2010년), 5.1%(2011년), 6.0%(2012년), 6.1%(2013년), 7.2%(2014년), 7.1%(2015년) 등이었습니다.
애초 노동계는 내년 최저임금을 올해보다 79.2% 오른 시급 1만원으로 인상하는 안을 제시했고, 경영계는 동결을 주장했습니다. 양측의 주장이 팽팽히 맞서면서 최저임금 협상은 법정 타결 기한인 지난달 29일을 넘겼습니다.
이달 3일 열린 회의에서는 근로자위원들이 8천400원, 사용자위원들이 5천610원을 수정안으로 제시했습니다. 8일 회의에서는 2차 수정안(8천200원·5천645원)에 이어 각각 8천100원, 5천715원의 3차 수정안을 내놓았습니다.
양측은 더는 차이를 좁히지 못해 공익위원들이 심의촉진구간 5천940∼6천120원을 제시했습니다. 그러나 근로자위원들은 이에 반발해 11차 회의에서 퇴장한 데 이어 12차 회의까지 불참했습니다. 결국, 심의촉진구간의 중간인 6천30원으로 확정됐습니다.
최저임금위원회 박준성 위원장은 "올해 인상분 8.1%는 내년도 협약임금 인상률, 노동연구원 임금인상 전망치, 소득분배 개선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결정했다"고 밝혔습니다.
노동계는 즉각 반발하고 나섰습니다.
이들은 "1만원으로의 인상은 아니더라도 최소한 두자릿수 인상률을 기대했는데, 내년 인상 폭은 기대에 턱없이 못 미친다"며 "저임금 노동자들의 절박한 생계난을 외면한 최저임금 수준"이라고 비판했습니다.
민주노총 박성식 대변인은 "어느 때보다 인상률에 대한 사회적 기대가 컸는데 이를 배신한 결정"이라며 "이의제기 과정을 밟겠다"고 말했습니다.
민주노총은 이달 15일로 예정된 총파업에서 이번 인상안 결정을 규탄하고 애초 목표인 시급 1만원 달성을 위해 투쟁해 나가기로 했습니다.
한국노총 강훈중 대변인은 "정부가 최저임금을 올려 내수활성화를 하겠다고 했는데 너무 낮은 인상률이라 실망스럽다"며 "저소득 근로자의 생활안정과 소득 불균형 해소를 위해 제도개선 투쟁을 벌여나가겠다"고 말했습니다. 한국노총도 이의제기 과정을 밟기로 했습니다.
경영계도 불만을 가지기는 마찬가지입니다.
한국경영자총협회는 "메르스 확산, 그리스 사태 등으로 인한 중소·영세기업의 심각한 경영난을 외면한 결정"이라며 "과다한 최저임
중소기업중앙회는 "중소기업의 지급능력에 비해 높은 수준"이라고 유감을 표한 뒤 "절박한 생존의 갈림길에 선 영세기업과 소상공인의 현실을 충분히 반영했다고 보기 미흡하다"고 지적했다.
이날 의결된 내년도 최저임금은 20일간 노사 이의제기 기간을 거쳐 고용노동부 장관이 8월 5일까지 확정, 고시한다.